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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하정우가 SNS 없이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
2018. 11. 28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7년 만에 돌아온 두 번째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 / 문학동네 제공
7년 만에 돌아온 두 번째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 / 문학동네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트리플 천만 배우 하정우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첫 책 ‘하정우, 느낌 있다’를 발매한 지 7년 만에 두 번째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로 찾아온 것. 자신의 일상을 가득 담았다는 이번 책이 팬들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까.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암살’ ‘터널’ ‘아가씨’ ‘1987’ ‘신과 함께’ 그리고 오는 12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PMC : 더 벙커’(이하 ‘PMC’)까지. 트리플 천만 배우가 되기까지 하정우는 쉼 없이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성실한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만큼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을 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책을 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이유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이에 대해 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걷는 사람, 하정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하정우는 “2010년 처음 출판사 문학동네와 인연이 되어서 책을 쓰게 됐다. 그때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것은 5년 마다 한 번 씩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정리해나가면 후배에게 좋은 가르침까진 아니어도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7년 만에 나왔다”며 “연출자로서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을 준비하면서 시간이 밀렸던 것 같다. 'PMC‘ 촬영을 마치고 약 1년 정도 시간을 갖게 됐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가 5년 마다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책 집필 기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정우는 “책을 준비하면서 저의 일기장을 뒤적였다.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문학동네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했다”며 “지난 3월부터 미팅을 시작했다. 제가 유럽 배낭여행을 한 달 갔었는데 그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구상했다.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교정까지 11월 중순까지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책에 나온 사진들은 제 휴대전화 안에 있는 사진이다. 제가 찍힌 사진들은 소울메이트 배우 한성천이 찍어줬다”고 설명했다.

27일 '걷는 사람, 하정우'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하정우 / 문학동네 제공
27일 '걷는 사람, 하정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하정우 / 문학동네 제공

이번 책에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겼지만, 대다수의 내용은 ‘걷기’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정우는 연예계에서 유별난 ‘걷기 마니아’로 유명하다. 주변 연예인들에게도 ‘걷기’의 즐거움과 효용을 전파하여 ‘걷기학교 교장선생님’ ‘걷기 교주’로 불린다고. 이날 역시 하정우는 “집 근처인 한남대교부터 반포대교, 잠수교를 건너서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1만보 정도다. 9~10월은 미세먼지가 없어서 걷기 좋았는데 요즘은 미세먼지가 많다. 마스크를 쓰고 1만보를 걷고 돌아왔다”고 밝혀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약 1시간동안 줄곧 하정우는 걷기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부터 배우 선배님들로부터 철이 들면 안된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어떤 감각을 잃으면 안되고 초심을 잃으면 안된다는 의미다”라며 “어느 날 걸어서 집에 돌아가는 데 어린시절 운동회 끝나고 엄마가 어떤 밥을 해줄지 기대하며 돌아가던 느낌을 다시 받았다. 다시 입맛이 생기고 후각이 다시 깨어나고 밤이 되면 졸립고 때가 되면 배가 고픈, 기본적은 것들을 걷기가 되찾게 해줬다. 걷기를 통해 이런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걷기를 사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독자들을 위한 걷기 팁도 공개했다. 하정우는 “사실 걷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필요 없다. 하지만 오랫동안 걸으면서 저만의 원칙은 있다”며 “꼭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한다. 1교시라고 하는데, 40~50분 걷고 10분은 쉬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많게는 10교시까지 이뤄진다. 운동화를 잘 신어야한다. 에어가 충분한 워킹화나 러닝화를 신고 걸으면 좋다. 고수부지나 공원 근처 살지 않는 분들도 많으실 테니, 집 앞 골목길, 단지, 시내 한 블록 등 처음엔 지루하지만 목표를 5바퀴, 10바퀴로 설정하고 작은 양부터 실천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27일 '걷는 사람, 하정우'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하정우 / 문학동네 제공
27일 '걷는 사람, 하정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하정우 / 문학동네 제공

하정우에게 그림 그리는 것과 걷는 것은 배우로 살아가는 데 큰 기둥과도 같다고. 그는 “걷는 것과 그리는 것은 배우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탱해주는 양축이 된다”며 “얻어지는 것, 깨닫는 것, 전환되는 것 등에 있어서 걷기와 그림 그리기는 큰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되고 나아가는 자양분을 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하정우는 이번 책을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해 바치고 싶다고 전했다.

저도 어릴 때부터 DVD 수집과 책 사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제 팬들과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제 필모그래피가 쌓인 내용들에 대해
제가 선물을 드리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제가 따로 SNS나 이런 것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만의 방식으로 5년에 한 번 이렇게 정리해서
팬들과 또 다른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
이런 것이 저만의 방식이다.

지난 23일 발매된 ‘걷는 사람, 하정우’는 벌써 4쇄에 진입하면서 하정우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배우, 영화감독, 영화 제작자, 그림 그리는 사람 그리고 ‘걷는 사람’이라는 항목을 소개란에 추가시킨 하정우. 간단하게 올릴 수 있는 SNS가 아닌 책 한 권에 자신의 일상과 필모그래피,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담아냈다. 여기에 값진 시간에 한 글자씩 진심을 녹여냈다. 그의 소통방식이 더욱 특별한 이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