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도노반 미첼(왼쪽). 유타는 공격의 많은 부분을 미첼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미첼 본인도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AP
팀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도노반 미첼(왼쪽). 유타는 공격의 많은 부분을 미첼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미첼 본인도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유타 재즈의 출발이 좋지 않다. 21경기를 치른 현재 유타의 성적은 9승 12패. 42.9%라는 승률은 크게 절망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에서 살아남기엔 한참 부족하다. 유타는 현재 서부 14위에 머물러있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도노반 미첼의 부상이다. 워낙 부상 선수가 많아 풀 전력을 보기 힘든 것으로 유명한 유타 재즈지만 미첼의 공백은 특히 더 뼈아프다. 미첼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7/18시즌 팀 내 득점 1위에 올랐으며 이번 시즌에도 부상 전까지 매 경기마다 유타에서 가장 많은 20.6득점을 올렸다. 그는 유타에서 돌파로 상대 수비를 찢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며, 평균 어시스트(3.7어시스트)도 세 번째로 많다.

이번 시즌 도노반 미첼이 뛰지 않은 4경기에서 유타가 거둔 성적은 1승 3패. 리키 루비오가 27득점을 올렸던 새크라멘토 전이 유일한 승리다. 이는 유타가 미첼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신 제 2의 득점 자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루디 고베어와 조 잉글스 등 유타의 주전 대부분 혼자서 득점을 만들지 못하는 선수들이다. 미첼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전술을 짜야 하는 퀸 스네이더 감독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첼이 복귀한다 하더라도 부족한 공격력이라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41.8%라는 미첼의 슛 성공률은 다른 팀의 에이스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저조한 기록이다. 51.5%라는 TS(슈팅 효율성 지표)는 이번 시즌 15경기 이상·경기당 30분 이상 뛴 74명의 선수 중 6번째로 낮다.

소속팀이 유타라는 점에서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다. 유타 재즈는 전통적으로 끈적끈적한 수비 농구로 유명한 팀이며, 느린 템포의 운영을 통해 평균 득점과 평균 실점이 모두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 17/18시즌 유타가 리그 16위에 불과한 오펜시브 레이팅(107.2)으로 48승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디펜시브 레이팅이 102.9(리그 1위)에 달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타의 에이스들은 공격에 관련된 기록에선 다른 팀 선수들보다 평균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미첼의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그가 비효율적인 슛을 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례로 미첼은 이번 시즌 경기당 네 번의 풀 업 3점 슛을 던졌으며 성공률은 30%에 불과했다. 0.9점이라는 공격 기댓값은 에이스의 공격 옵션이라기엔 너무 낮다. 이는 미첼이 이번 시즌 -0.2라는 오펜시브 윈 쉐어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빠른 농구와 많은 득점으로 대표되는 현재 NBA의 트렌드에서 유타 재즈가 살아남으려면 팀 동료들뿐 아니라 미첼 본인의 각성도 필요하다. 46.1%의 슛 성공률로 28.5득점을 올렸던 오클라호마시티와의 2018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재현할 수 있다면 베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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