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한국정치는 여전히 불모지다. 39세의 대통령을 탄생시킨 프랑스의 사례는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젊은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는 게 아니라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게 문제다. 유력 정치인들이 ‘청년’이라는 타이틀로 인재를 영입하지만 병풍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하지만 ‘청년’ 타이틀을 거부하고 바닥부터 ‘상향식 정치’의 길을 걷는 젊은 정치인들도 있다. 좌충우돌한 이들을 통해 한국정치의 현실을 진단해봤다. <편집자주>

서울특별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여명 의원은 꿈꿨던 이상을 향해 가기 위해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의정활동 중인 모습./여명 의원실 제공
서울특별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여명 의원은 꿈꿨던 이상을 향해 가기 위해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의정활동 중인 모습./여명 의원실 제공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꿈은 컸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막연하게 '부국강병,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는 정치에 기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보수단체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대학생포럼이라는 보수단체는 큰 이상을 갖고 가입한 곳. 하지만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며 현실정치를 경험한 뒤 그는 좌절했다. 꿈과 현실은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꿈꿨던 이상을 향해 가기 위해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서울특별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여명 의원 이야기다.

정치인을 꿈꿨던 이유는 단순했다. 고등학교 시절, 막연하게 ‘정치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시작이었다. 생각을 실천에 옮기게 된 건 대학 시절이었다. 입학 후 한국대학생포럼이라는 보수단체에 가입해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국대학생포럼에 가입한 계기는 정말 단순했다.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대학생단체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이거다’라는 생각에 큰 이상을 갖고 가입했다. 여느 대학생단체 동아리와 다를 게 없는 허름한 공간에 빳빳한 태극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니까 ‘잘 왔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애국주의라는 감정이 컸기에 들었던 생각이다. 활동하면서 참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한국대학생포럼이 아니었으면 지금 하는 여러 일들을 못했을 것이다.”

여명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서울시의회 비례대표에 지원해 공천장을 받고 10대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사진은 지방선거 당시 비례대표 서울시의원후보 홍보 포스터. /출처=여명 의원 페이스북
여명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서울시의회 비례대표에 지원해 공천장을 받고 10대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사진은 지방선거 당시 비례대표 서울시의원후보 홍보 포스터. /출처=여명 의원 페이스북

여명 의원은 한국대학생포럼 활동을 시작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2014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2기 위원, 자유경제원(현 자유기업원) 연구원, 한국당 혁신위원회 1기 혁신위원 등을 맡았다. 1991년생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정치활동을 경험했다. 다양한 정치경험은 그를 현실정치로 이끌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그는 한국당 서울시의회 비례대표에 지원해 공천장을 받고 10대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 밑바닥에서 쉬지 않고 달려온 성과다. 하지만 그는 아직 정치신인이다. 꿈만 갖고 시작했기에 현실정치의 벽은 매우 높았다. 그동안 정치현안에 대해 비판만 했던 그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어려웠다.

“정치권 바깥에서 정치현안에 대해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은 쉬웠던 일이더라. 우파 가치에 맞게 정책을 만들고 이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직은 시의회에서 무엇을 하기보다 공부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는 현실정치에 처음 뛰어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교육시스템이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양한 정치경험을 했지만, 그는 현실정치에서는 신인에 불과했다. 그래서 풀뿌리 교육운동에 대해 지원할 뜻을 밝혔다.

여명 의원은 또 광역의회 발전을 위해 국회의원과 교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국회와 광역의회가 협업해 만들 수 있는 법안이 있다는 것이다. 여명 의원이 대표적으로 꼽은 게 사립유치원 비리와 관련한 ‘유치원3법’이다.

“광역시도의 경우 중앙당과 겹치는 이슈가 많더라.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은 박용진 의원이 서울시의회에 찾아와 (유치원 3법과 관련해) 교육위원회 소속 시의원들과 공청회하고 법안에 대해 설명하는 등 긴밀하게 소통한다. 한국당도 비록 소수이지만 공식적인 방문으로 (국회의원들과) 교류가 많아지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처음 현실정치에 뛰어든 그에게 꿈꾸는 정치에 대해 물어봤다.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서로를 너무 미워하는 사회지 않냐. 우파는 좌파를 미워하고, 좌파는 우파를 미워하는 사회다. 아직 어리고 갈 길이 멀지만 희망에 대해 노래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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