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롱도르에 입을 맞춘 건 호날두도, 메시도 아닌 모드리치였다. /뉴시스·AP
올해 발롱도르에 입을 맞춘 건 호날두도, 메시도 아닌 모드리치였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디 스테파노, 레프 야신, 에우제비우, 보비 찰튼, 조지 베스트, 게르트 뮐러, 요한 크루이프, 프란츠 베켄바워, 케빈 키건, 칼-하인즈 루메니게, 미셸 플라티니, 루드 굴리트, 반 바스텐, 마테우스, 로베르토 바조, 조지 웨아, 호나우도, 지네딘 지단, 히바우도, 루이스 피구, 마이클 오웬, 파벨 네드베드, 셰브첸코, 호나우딩요, 파비오 칸나바로, 카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 스타들의 이름이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발롱도르’ 수상자라는 점이다. 발롱도르가 지닌 축구계 최고의 권위는 이들 수상자 이름이 보증한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축구계가 그랬듯, 발롱도르 역시 호날두와 메시가 양분했다. 2008년 호날두가 처음으로 수상했고, 이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메시가 차지했다. 2013~2014년은 다시 호날두, 2015년은 다시 메시, 2016~2017년은 다시 호날두였다. 지난 10년간 정확히 5번씩 사이좋게 발롱도르를 나눠가진 호날두와 메시다.

동시에 두 선수는 발롱도르 최다 수상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메시는 발롱도르 역사상 유일하게 4회 연속 수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 앞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 호날두와 메시의 발롱도르 10년 양분도 결국 마침표를 찍었다. 2018년, 발롱도르의 주인공으로 루카 모드리치가 선정된 것이다. 이는 축구역사에 있어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호날두와 메시는 여전히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로 건너간 호날두는 득점왕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등 여전한 폭발력과 스타성을 뽐내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영웅 메시 역시 전성기 모습 그대로다.

다만, 두 선수는 올 한 해 아쉬움도 컸다.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우승에 실패했고, 메시의 바르셀로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정복에 실패했다. 국가대표로서도 나란히 월드컵 16강에 그친 두 선수다.

반면, 모드리치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국 크로아티아를 월드컵 결승전에 올려놓았다.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크로아티아의 돌풍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그러한 크로아티아를 중원에서 지휘한 것이 모드리치였다.

호날두와 메시는 다시 발롱도르를 가져갈 수 있을까. 지난 10년간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모하메드 살라, 해리 케인 등 도전자들의 면면이 쟁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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