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경기 도중 덩크 슛을 위해 날아오른 자이온 윌리엄슨. /뉴시스·AP
대학리그 경기 도중 덩크 슛을 위해 날아오른 자이온 윌리엄슨.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2018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입성한 신인 선수들이 데뷔한지 이제 한 달 반이 지났다. 2019 드래프트가 열리려면 아직 8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NBA 팬들과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유망주가 있다. 듀크 대학 1학년생 자이온 윌리엄슨이 그 주인공이다.

자이온 윌리엄슨만큼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유망주도 몇 없다. 대학리그에서의 성적만 보면 비판의 여지가 없다. 8경기를 뛰며 기록한 평균성적이 20.8득점과 8.8리바운드, 2점 슛 성공률은 무려 74.7%에 달한다. 그럼에도 자이온이 NBA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6피트 7인치(약 201센티미터)에 불과한 그의 키다. 미드레인지 옵션이 부족한 자이온의 특성상 NBA에서는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뛸 가능성이 높은데, 포워드 포지션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2미터를 갓 넘는 키는 아쉬움이 많다.

농구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인 ‘악어 팔’도 가졌다. 자이온의 양팔 너비는 208센티미터. 같은 ‘언더사이즈 파워포워드’로 자이온과 자주 비교되는 찰스 바클리가 221센티미터에 달하는 양팔 너비로 신장의 한계를 극복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심지어 NBA의 대표적인 악어 팔 포워드인 블레이크 그리핀(양팔 너비 211센티미터)보다도 짧다.

신체조건의 약점은 곧 취약한 수비로 이어진다. 대학리그에서 기록한 경기당 2.3개의 블락 슛은 분명 뛰어난 수치지만 높이의 한계를 극복할 정도는 아니다. 간단한 예시로 NBA에 데뷔한 자이온이 키 208센티미터, 양팔 너비 227센티미터의 앤써니 데이비스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는 아마도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간 훅 슛이 림을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이온 윌리엄슨에겐 이 모든 약점들을 상쇄할 만한 무기가 있다. 바로 점프 능력이다. 지난 7월 듀크 대학에 갓 입학한 자이온은 신체능력 측정시험에서 듀크 대학의 역대 신입생 수직점프 기록을 새로 쓴다(40인치·약 101.6센티미터). NBA 사무국이 드래프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체능력 측정에서는 40인치 이상의 수직점프 기록도 종종 나오지만, 어느 누구도 13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이끌고 이와 같은 점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듀크 대학이 공개한 신체능력 측정시험 영상에서는 턱이 농구대의 림 근처까지 올라가는 자이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리그 경기 중 그가 덩크 슛을 터트리는 장면들에서도 자이온의 입술과 림이 동일선상에 있는 모습들이 포착됐다. 최근에는 훈련 중 최고 수준의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들만 가능하다는 ‘프리스로우 라인 덩크’를 여유롭게 성공시키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것은 그가 미들 점퍼나 3점 슛 같은 무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리그에서 20점이 넘는 평균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NBA 2019 신인드래프트는 2018년도에 비해 참가자들의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압도적인 1픽 후보자로 평가받던 마빈 베글리가 월반했고(2018 신인드래프트 2순위 지명), 베글리의 뒤를 이어 1픽 후보로 거론되는 R.J.배럿은 최근 볼 핸들링과 슈팅 측면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그 반향으로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는 자이온 윌리엄슨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NBA에 데뷔한 자이온이 신체조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할지, 아니면 ‘신인류’라는 별명답게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유형의 선수가 될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클리블랜드와 피닉스 등 리그 최하위권에 속한 팀들의 입장에서는 자이온을 ‘긁어 볼 만한 복권’으로 생각할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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