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감독이 음악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스윙키즈’를 통해서다. / NEW 제공
강형철 감독이 음악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스윙키즈’를 통해서다. / NEW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써니’(2011)·‘과속스캔들’(2008) 등을 통해 연출력과 흥행 파워를 입증한 강형철 감독이 음악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스윙키즈’를 통해서다. 한국 전쟁이라는 슬픈 역사에 ‘춤’이라는 소재를 더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도경수가 힘을 보탰다. ‘스윙키즈’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여기서 댄스단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 포로들로”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 메이커 로기수(도경수 분), 무려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박혜수 분),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오정세 분), 반전 댄스실력을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김민호 분), 그리고 이들의 리더이자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 분)까지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스윙키즈’!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한데…

▲ 화려한 볼거리·탄탄한 스토리 ‘UP’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한국 전쟁이라는 가장 슬픈 역사와 춤이라는 가장 신나는 소재의 이질적 조합은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한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모두 담긴 ‘스윙키즈’ 댄스단의 춤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을 선사하다가도 아프고, 유쾌한 웃음을 전하다가도 슬프다.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로 분해 주연배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NEW 제공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로 분해 주연배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NEW 제공

화려한 댄스와 함께 흐르는 다채로운 명곡들도 가슴을 뛰게 한다. 베니 굿맨의 ‘씽 씽 씽(Sing Sing Sing)’, 데이비드 보위의 ‘모던 러브(Modern Love)’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곡들이 독창적 퍼포먼스의 역동성과 리듬감을 배가시킨다. 정수라의 1988년 히트곡 ‘환희’ 등 시대를 뛰어넘는 과감한 선곡도 좋다.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비틀즈의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 원곡이 그대로 수록돼 감동을 더한다.

웃음과 감동이 적절하게 배합된 탄탄한 스토리도 흠잡을 곳 없다. 북한의 소년 영웅 로기수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토대로 그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캐릭터들의 에피소드가 더해져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전쟁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열정과 행복, 갈등과 아픔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도 마음을 흔든다.

강형철 감독은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관객을 순식간에 극으로 끌어당긴다. 독창적인 스토리 라인과 곳곳에 숨겨둔 반전 요소, 흥겨운 춤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빠른 화면 전환 등 탁월한 연출력으로 13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든다.

‘스윙키즈’에서 열연을 펼친 (왼쪽부터) 자레드 그라임스·김민호·오정세·박혜수 스틸컷 / NEW 제공
‘스윙키즈’에서 열연을 펼친 (왼쪽부터) 자레드 그라임스·김민호·오정세·박혜수 스틸컷 / NEW 제공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도 좋다. 로기수로 완전히 분한 도경수는 고난도 탭댄스부터 북한 사투리, 가슴을 울리는 눈물 연기까지 무엇 하나 모자람 없는 활약으로 극을 이끈다. 미국 브로드웨이 댄서이자 배우 자레드 그라임스는 스윙키즈 댄스단의 리더 잭슨 역을 맡아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물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박혜수와 오정세의 연기도 인상 깊다. 그리고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김민호는 ‘스윙키즈’의 가장 값진 발견이다.

▼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는다면 ‘DOWN’

뮤지컬을 모티브로 했지만 뮤지컬 영화는 아니다. 한국전쟁이라는 배경을 택한 탓에 신나고 즐겁기만 한 영화도 아니다. 가벼운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는 이들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결말이 주는 여운이 꽤 깊고 아프다.

◇ 총평

‘흥’과 웃음, 그리고 감동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오합지졸 댄스단의 성장기는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이념을 뛰어넘는 이들의 우정과 화합은 코  끝을 찡하게 만드는 울림을 전한다. 다채로운 명곡의 향연과 화려한 퍼포먼스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러닝타임을 ‘순삭’한다. 강형철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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