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EXO)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연기생활 5년 만에 어엿한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EXO)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연기생활 5년 만에 어엿한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이쯤 되면 ‘연기 천재’다. 어떤 역할이든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히 소화한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룹 엑소(EXO)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연기생활 5년 만에 어엿한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연기 영재’의 눈부신 성장이다.

도경수는 2012년 그룹 엑소(EXO)로 데뷔한 뒤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첫 도전이었지만 도경수는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개봉한 영화 ‘카트’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영화 ‘형’(2016),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등 굵직한 작품을 소화하며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았다.

올해 도경수는 어엿한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tvN ‘백일의 낭군님’(연출 이종재, 극본 노지설)에서 왕세자 이율과 기억을 잃은 원득 역을 맡은 그는 팔색조 매력을 발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리고 첫 원톱 스크린 주연작 ‘스윙키즈’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도경수는 ‘스윙키즈’에서 스윙키즈 댄스단의 트러블 메이커 로기수로 분했다. 도경수는 체중 감량, 삭발 등 외적 변화뿐 아니라 북한 사투리, 탭댄스 등을 완벽히 소화하며 주연 배우로서 제 몫, 그 이상을 해냈다. 특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장난기 가득한 모습과 ‘상남자’다운 매력을 발산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쉼 없이 달려온 도경수는 지칠 법도 한데 “마냥 재밌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쉼 없이 달려온 도경수는 지칠 법도 한데 “마냥 재밌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과 배우 활동을 오가며 쉼 없이 달려온 도경수는 지칠 법도 한데 “마냥 재밌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백일의 낭군님’이 잘 되고 영화로 돌아왔다. 부담은 없나. 
“부담감이라기보다 ‘백일의 낭군님’이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엑소로 10대, 20대 분들이 많이 알았다면 최근에는 어머님들이 많이 좋아해 주신다고 하더라. 사인을 할 때도 그냥 이름만 썼다면, 요즘에는 ‘누구 어머니’ 이렇게 쓰기도 한다. 이제 어머니들도 알게 되셨으니까 영화를 보면서 행복해하지 않으실까 생각하고 있다.”

-로기수가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캐릭터였을 것 같다. 처음 기수를 만났을 때와 연기를 하면서, 또 기수를 떠나보내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나.
“준비하면서는 기수에 대한 성격이나 성향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때 당시 기수가 처했던 상황이나 시대적 배경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강형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기수를 떠나보내면서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 탭 하는 습관이 남아있긴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발을 두드리고 있더라. 그럴 때 보면 진짜 많이 (탭댄스를) 하긴 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최선을 다했고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을 영화를 통해 어느 정도는 표현했다는 생각도 든다. 또 너무 즐겁게 촬영을 했기도 했다. 내 안에 있는 장난스러운 점도 극대화시켜서 많이 표출했기 때문에 기수를 떠나보낼 때 미련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전쟁이라는 배경과 포로수용소, 전쟁과 휴머니즘, 또 춤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재라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렵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캐릭터였고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이상이랑 현실이 너무 다르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다섯 명, 그리고 그들의 춤에 대한 열정이 어마어마했다. 청춘의 열정이 너무 좋았고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춤도 있고 연기도 있었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장난스러운 모습이라든지 남자답고 호기로운 모습들처럼 표현하지 못했던 점이 담겨있었고, 한 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 엄청 끌렸다.”

-탭댄스 실력이 점점 발전하는 캐릭터다. 서툰 모습도 담아야 했고 능숙한 모습도 연기해야 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대부분 순서대로 찍긴 찍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게 탭댄스를 처음 했을 때 기간이 길지 않았다. 5개월 연습하고 영화를 바로 들어갔는데 처음에 못했던 나의 모습을 거울을 보면서 기억했다. 내가 못했던 장면들을 머리에서 까먹지 않았었기 때문에 서툰 댄스를 표현하는 건 쉬웠다. 오히려 탭댄스를 더 능숙하게 잘하는 연기가 사실 더 어려웠다.”

-극중 로기수가 탭댄스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고 한다. 실제 도경수를 미치게 만드는 게 있다면. 
“촬영 당시에는 나도 탭댄스였다. 나는 항상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미치게 되는 것 같다. 기수가 잠이 들고 싶은데도 계속 리듬이 들려서 잠 못 들고 그런 점도 똑같았다. 나도 자기 전에 계속 탭댄스 리듬만 생각하고 그랬다. 탭댄스 외에 최근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요리다.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맛에 대해 분석하는 것도 좋아한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한식 위주로 한다. (강형철) 감독님이 칼도 선물해 주셨다. 만약 가수나 배우를 안 했다면 요리사가 됐을 만큼 관심이 많다. 그래서 자격증도 따고 싶고 그럴 생각도 있다. 어머니가 요리 진짜 잘하신다. (직접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반응은 나쁘지 않다. 처음에 요리하고 내가 먹어봤을 때 ‘아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 적은 많았다. 단련하고 단련해서 어머니 레시피도 받고 했더니 맛있게 먹어주더라. 너무 행복했다.”

도경수가 탭댄스의 매력에 빠졌다고 밝혔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가 탭댄스의 매력에 빠졌다고 밝혔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탭댄스의 매력은 뭔가. 평소 추던 춤과 많이 달랐는데.
“전혀 다른 장르다. 탭댄스는 하나의 악기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손으로 드럼을 치듯이 발로 바닥을 두드리면서 박자를 만들고 리듬을 만든다. 그런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발로 박자를 만들고 나만의 리듬을 만든다는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유산소 운동도 많이 된다. 살도 엄청 많이 빠진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
“처음에 긴장을 진짜 많이 했다. 선배들이랑 같이 연기하면 눈도 잘 못 쳐다봤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마냥 너무 재밌다. 긴장도 되지 않고 선배들 눈을 보는 게 오히려 재밌다. 연기를 하면서 상대방 눈을 보고 감정을 느끼는 게 너무 좋다. 그런 점들이 바뀐 거 같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장면은.
“‘모던 러브’ 곡이 나오는 장면이다. 감독님이 디렉팅을 주신 부분도 있지만 내가 표현하도록 열어주신 것도 있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보는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또 찍으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다. 기수가 상상으로 해방감을 터트리겠다고 표현하는 건데 실제로 그 연기를 했을 때 문을 부수고 나간다. 그럴 경험이 없지 않나. 춤추고 있을 때 내가 그렇게 웃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럴 정도로 신났다. 무대에서 춤출 때는 인상을 쓴다거나 짜여있는 안무들을 했다면 ‘모던 러브’ 신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춤을 춘 느낌이었다. 정말 좋았다.”

-매 작품마다 그 캐릭터가 되는 느낌이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타고난 느낌도 든다. 감정 표현을 세밀하게 잘하는데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나.
“타고난 거 절대 아니다.(웃음) 노하우라기보다 간접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영화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많이 본다.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표정을 보는데 ‘이 사람은 이럴 때 이런 표정을 짓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런 점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도경수가 엑소 디오, 배우 도경수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가 엑소 디오, 배우 도경수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활동과 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균형을 맞추려고 하고 있나. 엑소 디오로서, 배우 도경수로서 목표가 있다면.
“스케줄 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인 것 같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그 안에서 행복을 계속 찾고 있다. 그러면서 경험하고 극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배우 도경수로서는 큰 공감을 시켜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드리고 싶고 작품을 통해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최근 거미 선배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관객의 입장은 처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뭘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마냥 노래를 불러주는 게 좋더라. 그래서 가수로서는 진짜 노래를 부르지 못할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다.”

-인터뷰에 여유가 느껴진다. 작품을 하면서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 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 
“전자가 훨씬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만약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그냥 데뷔 초와 다를 게 없었을 것 같다. 작품을 경험하고, 가수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하면서 대화도 많이 해보고 인터뷰도 많이 해봤다. 하면서 나 자신도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회사 이사님과 인터뷰 연습을 한다. 내가 인터뷰를 못한다. 어휘도 부족하고. 동문서답을 하지 않기 위해 연습한다. 뭔가 물어봤을 때 동문서답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항상 연습하고 있다.”

-‘스윙키즈’를 통해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나왔을 때 도경수보다 로기수라고 불러주시는 거, 그게 가장 좋을 것 같다. 로기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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