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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미래다
[청년이 미래다⑰] 아! 청년 비례대표제…
2018. 12. 13 by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청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혁명의 상징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군사정권에선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다. 국난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던 헌신이 오늘을 만들었다. 이제 나라 잃은 설움도, 국가 권력의 횡포도 없다. 국민 승리의 시대다. 하지만 청년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설 곳이 없다. 현실의 높은 장벽에 부딪혔다. 이들은 말한다. “청년이 위기다.” 이들이 묻는다. “청년을 구할 방법은 없는가.” 이들의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닐까. [편집자주]

청년기본법이 국회에서 6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청년 탓으로만 돌리기엔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 뉴시스
청년기본법이 국회에서 6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청년 탓으로만 돌리기엔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청년들이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던진 질문이다. 답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결국 청년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2030세대의 득표율, 여기에 “요즘 청년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청년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재를 해오면서 놓친 부분을 깨달았다. 변화를 갈망하는 청년들의 두드림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는 점이다. ‘어쩌면’ 문제는 정치권에 있었다.

◇ 김광진·장하나 경선 패배가 남긴 숙제 

지난 9월, <시사위크>에서 주관한 이른바 ‘박주민과 함께 하는 좌담회’에서다. 한 청년은 기자에게 “청년들이 말할 기회가 적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어디에,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만은 자리를 함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전달됐다. 일반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달라고 요청했고, 정책 소개와 관련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의 콘텐츠를 만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게 아니었다.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는 게 현실과 좀 더 가까운 표현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날 좌담회에 초대된 청년들은 정치권에 몸담은 경험이 없다. <시사위크>가 2030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당신, 잘 지내요?)에서 좌담회 참석을 희망한 응답자들이다. 이들은 좌담회를 한 시간 앞두고 서로 인사를 나눴다. 각자가 처한 환경은 달랐지만 오늘날 청년이 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금세 털어냈다. 이렇게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도 할 말이 많았다. 하지만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소통해줄 정치인은 손에 꼽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청년 비례대표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게 아쉬웠다. 청년을 대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처음 등장했다. 그 시절 여야가 한목소리로 청년 정치인의 등용을 말했다. 등용의 과정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방식을 따랐다. 아이디어를 제일 먼저 낸 곳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민주통합당이었다. 이른바 ‘락파티(Rock Party)’다. 당시 한명숙 대표는 “민주통합당을 뒤흔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선출돼 국회의 문턱을 넘은 사람이 바로 김광진·장하나 전 의원이다.

김광진·장하나 전 의원이 왕성하게 활동한 사실은 당내 모르는 사람이 없다. 또 정치 신인들은 자금력과 조직력이 기성 정치인에 비해 약자라는 사실을 당내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당사자에겐 힘든 경쟁이다. 두 사람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각각 전남 순천과 서울 노원갑에 도전장을 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자가 주목한 것은 김광진 전 의원이 경선 패배 후 남긴 메시지다.

“꼭 재선의원이 되고 싶었다. 제 정치적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청년비례라는 제도로 국회에 들어온 사람도 4년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구에서 자생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쉽게 그러지 못했다. 온전히 개인 역량의 문제였다. 이것이 청년정치의 한계로 평가되지 않기를 바란다.”

◇ 20대 국회서 청년 비례대표는 단 두 명뿐

정치권은 냉정했다. 20대 총선에서 청년 비례 2기는 중단됐다. 당초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이 청년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 안정권을 보장받게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반대에 부딪혀 후순위로 밀렸다는 후문이다. 정작 김종인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해 셀프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나마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이 청년 몫의 비례대표를 선출해 20대 국회의 체면을 살렸다. 이후 청년기본법이 여야 합의안으로 발의되면서 문제 해결에 물꼬를 텄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법안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여야 모두 시기의 문제일 뿐 법안이 통과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지켜봐야 할 청년들의 속은 답답하다. 이에 장경태 위원장은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청년법에 대한 대표의 의지가 필요하다, 해당 상임위인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도 우리당 소속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더 높게 새겨야 함을 말하고 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언제쯤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올까. ‘청년이 미래다’ 기획 시리즈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이제 정치권에서 성의를 보여달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