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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㉒] 우리동네 보육반장, 고민을 덜어드려요
2018. 12. 18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서울시 25개 자치구에는 총 140명의 우리동네 육아반장이 활동 중입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서울시 25개 자치구에는 총 140명의 우리동네 보육반장이 활동 중입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느덧 또 다시 연말이 찾아왔습니다. 저에겐 첫 아이가 태어난 뜻 깊은 해가 저물어 가네요. 지난해에는 아내 뱃속에 있는 아이와 함께 동해바다에서 일출을 맞이했는데, 올해는 제가 직접 안고 새해를 맞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일을 넘긴 딸아이는 요즘 폭풍성장을 하고 있답니다. 뒤집기에 이어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앉아서도 잘 놉니다.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예상치 못한 곳에 가 있어 놀라기도 많이 놀라고요. 퇴근 후엔 아빠를 반기며 부지런히 기어오는 모습에 ‘아빠미소’를 절로 짓게 됩니다. 이유식은 또 어찌나 잘 먹는지 기특하기만 하죠.

오늘은 ‘우리동네 보육반장’이란 제도를 소개하려 합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잘 모르거나 활용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도 적지 않을 듯 합니다. 저 역시 지난달에 장난감을 대여하러 육아종합지원센터에 갔다가 처음 알게 됐습니다.

우리동네 보육반장 사업은 서울시가 2013년부터 시작해 6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25개 자치구에 140명의 보육반장들이 활동 중입니다. 보육반장 1명당 1~4개 동을 맡고 있죠.

이분들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각종 육아 관련 정보의 수집·제공·상담이고, 다른 하나는 자조모임 지원입니다.

결혼과 함께 새로운 지역에 터를 잡게 되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다보면 해당 동네의 육아관련 인프라나 지원제도 등을 잘 알지 못해 답답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역이 다르다보니 부모님 등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방법이 있고, 가장 보편적이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렵거나, 광고·홍보 게시물에 속는 경우도 많죠.

이때 우리동네 보육반장에게 연락을 하면,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동네에 아이와 함께 이용할만한 시설이 어디에,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저녁시간 또는 주말에 문을 여는 병원은 어딘지, 우리동네의 육아지원 제도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우리동네의 생생한 ‘고급정보’를 간편하게 접할 수 있죠. 꼭 우리동네 정보만이 아니라, 육아와 관련된 상담도 가능하구요.

특히 이사를 하게 됐거나, 다문화 및 새터민 가정인 경우 우리동네 보육반장을 통해 더욱 쏠쏠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는 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고, 앉아서도 제법 잘 노는 딸아입니다.
이제는 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고, 앉아서도 제법 잘 노는 딸아입니다.

자조모임이나 보육반상회 같은 모임의 장을 지원하는 것도 우리동네 보육반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자조모임은 육아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부모들이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고민도 나눌 수 있는 모임입니다. 더 나아가 지역공동체 차원의 ‘공동육아’가 되기도 하구요. 여기서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자조모임 희망자들을 서로 연결시켜주거나, 모임 장소 정보제공 등의 역할을 합니다.

보육반상회는 보다 진지하게 육아 현안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기도 하는 모입입니다. 이 역시 우리동네 보육반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하루 종일, 매일매일 육아에만 전념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이를 해소하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저희 아내만 해도 그렇습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만나는 것 자체에 제약이 많더군요. 결혼해 아이를 낳은 친구가 있다 해도, 아이들의 나이대가 맞지 않거나 만남의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제 아내는 조리원 동기모임을 통해 그 고민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7명의 조리원 동기들이 간간이 만나,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하죠. 같은 동네에 살고, 아이들의 개월 수도 같아 모이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정보 공유도 더욱 효과적이고요.

혹시 동네에 마땅한 지인이 없어 홀로 육아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계시다면, 우리동네 보육반장을 통해 자조모임에 참여해보거나, 새로운 자조모임을 만들어보는 것을 어떨까요?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저희가 거주하는 지역을 담당하고 계신 우리동네 보육반장님은 “대부분 독박육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과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인 부분이에요. 그런데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분들끼리 만나면 그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를 받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요. 아이들도 다른 아이와 함께 놀면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요”라며 자조모임 참여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이처럼 알찬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실제 우리 이웃이자, 육아 선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육아공동체 문화 활성화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첨병이라 할 수 있죠.

특히 자조모임은 공적영역에서 해소하기 어려운 육아 문제를 푸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자금 지원이나 제도 보완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을 공동체 문화 회복으로 채우는 것이죠.

그런데 이분들은 현재 월 6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140명이 서울 전역을 책임지고 있고요. 아무래도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보수도 적고, 인력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우리동네 보육반장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떨까요. 육아공동체 문화를 확산시켜 공적영역의 부담을 덜고, 나아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