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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뭐 볼까?③] 거대 방송사 움직인 ‘1020 볼거리 변화’ 
2019. 01. 02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손 안의 컴퓨터 발달과 함께 TV 속 세상에 흥미를 잃은 1020세대들. 이들은 스마트폰에서 자신들만의 볼거리를 찾아 나섰고, ‘볼 것’에 대한 트렌드마저 바꾸고 있다. 더욱이 젊은층의 볼거리 변화는 새로운 영상 시장을 만들고 광고계는 물론 직업의 트렌드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 이들의 볼거리에 모두가 집중해야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요즘 애들, 뭐 볼까. [편집자주]

젊은 세대들의 볼거리에 참여도를 보이고 있는 방송사들 / 그래픽=이선민 기자
젊은 세대들의 볼거리에 참여도를 보이고 있는 방송사들 /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젊은 세대들의 볼거리 변화는 방송사의 트렌드 역시 바꿔놓고 있다.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제작에 방송사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 지상파와 종편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지상파에 신선함을 불어넣은 SBS ‘모비딕’ 

젊은 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한 지상파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OTT를 기반으로 한 영상 콘텐츠 제작소를 개설하는가 하면,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영상을 공유하고 웹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지상파에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SBS는 2016년 ‘SBS 모비딕(MMobidic·이하 모비딕)’이라는 모바일 콘텐츠 전용 브랜드를 개설한 바 있다. 모비딕은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소비 형태와 젊은 시청자들을 겨냥한 영상 제작을 위해 만든 웹·모바일 전용 브랜드로,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당찬 포부 아래 현재 모비딕은 네이버 TV,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영상을 게재 중이다.

SBS에서 만든 모바일 콘텐츠 전용 브랜드 '모비딕' / SBS 모비딕 공식 홈페이지 캡처
SBS에서 만든 모바일 콘텐츠 전용 브랜드 '모비딕' / SBS 모비딕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영상에서도 젊은 층을 겨냥한 노력이 엿보인다. 모비딕이 제작한 영상을 살펴보면, 브라운 아이드걸스 멤버 제아와 래퍼 치타의 거침없는 상담을 소재로 한 ‘쎈마이웨이’를 비롯해 개그맨 양세형의 고품격 정통 인터뷰 ‘양세형의 숏터뷰’ 최현석 셰프의 요리 대서사시 ‘초이가이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 중이다.

신선한 시도도 마다치 않고 있는 모비딕이다. ‘숏폼드라마’라는 다소 생소한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 최근 모비딕은 숏폼 드라마 ‘갑툭튀 간호사’ 제작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 ‘숏폼 드라마’는 일반 웹드라마에 비해 상영 시간이 짧은 영상을 일컫는다.

숏폼 드라마 '갑툭튀 간호사' 제작에 참여한 SBS 모비딕 / '갑툭튀 간호사' 예고 영상 캡처
숏폼 드라마 '갑툭튀 간호사' 제작에 참여한 SBS 모비딕 / '갑툭튀 간호사' 예고 영상 캡처

이와 관련해 지난 12월 21일 ‘갑툭튀 간호사’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안성곤 PD는 “‘숏폼드라마’라는 새로운 포맷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시대의 흐름이 OTT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대세를 이루는 시장에서 숏폼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접하게 된 것에 대해 공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숏폼 드라마를 처음 제작하게 된 것은 감독으로서 방송인으로서 고무적인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 KBS, 웹드라마‧웹예능에 빠지다

KBS 역시 웹드라마와 웹예능 제작에 한참이다.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KBS 최초 제작 웹드라마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 /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 포스터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KBS 최초 제작 웹드라마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 /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 포스터

2017년 5월 공개된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은 KBS가 최초 제작한 웹콘텐츠다. 예능과 드라마가 결합된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은 걸그룹 멤버 7명이 아이돌 데뷔 과정 전반을 소재로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돌이 직접 대본을 구성하고 배우로 출연까지 하는 색다른 포맷의 콘텐츠로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해당 프로그램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네이버 TV 테마별 및 10대 연령층 조회수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젊은 세대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뿐 만이 아니다. 웹예능 ‘모모문고’는 아이돌의 선한 영향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베일을 벗은 ‘모모문고’는 KBS와 제작사 모모콘이 손을 잡아 제작한 콘텐츠다. 책과 점점 멀어지는 모모세대(모바일 세대)에게 아이돌이 직접 선택한 교양도서를 읽어주는 웹 인문 예능이다. KBS Entertainment 유튜브 계정 및 네이버 TV 등을 통해 공개된 ‘모모문고’는 책과 젊은 세대들이 친밀감을 갖게 함은 물론, 화려한 무대 위에서는 알지 못했던 아이돌의 내면을 접근하며 호응을 얻었다.

웹드라마 '넘버식스'는 KBS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 '넘버식스' 영상 캡처
웹드라마 '넘버식스'는 KBS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 '넘버식스' 영상 캡처

웹 드라마도 빠질 수 없다. 지난 12월 21일 8부작을 모두 공개한 ‘넘버식스’는 고등학교 방송반을 통해 친해진 여섯 친구들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파격 멜로드라마다. 해당 드라마는 플랫폼(POOQ) 및 제작사(컨버전스 TV)와 KBS가 협력해 만든 작품으로, 플랫폼 POOQ을 통해 시청가능하다.

◇ JTBC ‘룰루랄라’, 1020 제대로 저격하다

JTBC는 올해 웹예능 ‘와썹맨’ 등을 통해 젊은 네티즌들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방송사들 중 가장 존재감 있는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흥행 비결에는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있다.

JTBC는 2017년 7월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를 개설해 젊은 세대를 저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룰루랄라’는 유튜브 및 페이스북 등을 통해 웹예능과 웹드라마는 물론 스낵컬처 맞춤 영상들을 업로드하며 젊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7월 개설된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젊은 세대들을 겨냥하고 있다 / '룰루랄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7월 개설된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젊은 세대들을 겨냥하고 있다 / '룰루랄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룰루랄라’에 게재된 영상들을 살펴보면 제목부터가 1020세대 맞춤형이다. 썸 타는 10대를 향한 주변인의 참견 ‘썸지랖’을 시작으로, 이상형 종합 선물 세트 같은 프로그램 ‘이옵빠몰까’, 10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학교 공감 미니 시트콤 ‘두텁이의 어렵지 않은 학교생활’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난 2월 베일을 벗은 ‘와썹맨’은 유튜브 계정 구독자 수 160만을 돌파하며 ‘룰루랄라’ 대표 웹예능으로 거듭났다. ‘와썹맨’은 그룹 god 출신 박준형의 좌충우돌 리얼 예능 제작기를 다룬 웹예능으로, 박준형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이 빛을 발휘하며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JTBC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룰루랄라’는) 차세대 콘텐츠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TV 영향력이 줄어들거나 아주 작아지는 시점에 ‘룰루랄라’가 충분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런 면에서 한 발 정도는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웹예능·웹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는 게 목표였다. 구독자, 조회수 면에서 이 부분은 이뤘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저희가 누군지 아시는 수준까지 와서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대표작으로 거듭난 '와썹맨' / 유튜브 '와썹맨' 계정 캡처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대표작으로 거듭난 '와썹맨' / 유튜브 '와썹맨' 계정 캡처

이어 “저희가 목적하는 바는 수익 쪽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게 아니다”라며 “오리지널 JTBC 프로그램에 비하면 투자규모도, 제작비의 규모도 작다. 당장 나오는 매출이 회사 입장에서 유의미한 수준이 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내년의 목표는 무엇일까. JTBC 관계자는 “가장 큰 비전은 ▲젠지세대(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Digital Native/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스튜디오가 되는 것”이라며 “디지털 쪽의 브랜드와 콘텐츠 광고영업의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내년에는 매출 향상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올해 가장 흥했던 ‘와썹맨’과 같이 ‘룰루랄라’를 끌어줄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로 제작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