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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리포트⑩] 고령화 문제, 해외선 어떻게 대처할까 Ⅱ
2019. 01. 02 by 장민제 기자 jmj83501@sisaweek.com
유럽지역의 은퇴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지역의 은퇴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유럽은 타 지역 보다 은퇴자(시니어)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강력한 세금정책을 바탕으로 은퇴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잘 발달됐고, 고용안정성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 중 북유럽국가인 핀란드의 경우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다양한 정책을 실험하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일부 유럽 국가들은 ‘초고령사회’를 앞둔 만큼, 젊은 세대의 부양부담 증가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 은퇴자들의 천국 프랑스… 연금적자에 진퇴양난

우선 유럽의 대표복지 국가인 ‘프랑스’는 은퇴자들의 천국으로 여겨진다. OECD의 보고서(2015)에 따르면 프랑스의 65세 이상 빈곤율은 4%로 유럽지역에서 7번째로 낮고, 노동시장에 머물고 있는 은퇴자 수(2013년 기준)는 3% 수준이다.

이는 프랑스가 고령화 사회(인구대비 65세 이상 7%) 진입 후 고령사회(14% 이상)를 맞이하기까지 115년 걸렸다는 점, 그리고 강한 세금정책을 바탕으로 구축한 사회보장제도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프랑스는 부가가치세만 20%에 달하는 등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세금을 매기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노동자들의 월평균 중위 가처분소득은 약 1,700유로(220만원)로, 은퇴연금과 유사한 수준이다. 중위소득이란 점을 고려하면 노동자의 절반이 220만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 셈이다.

반면 은퇴자들이 받는 평균 은퇴연금은 노동 인구 평균소득의 100%에 달한다. 서울시 50 +재단이 최근 발간한 ‘50+ 해외동향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프랑스 정부 조사결과 은퇴자들의 생활수준은 비은퇴자들의 105%로 나타났다. 또 시니어를 대상으로 ▲주거혜택을 비롯해 ▲레스토랑 ▲문화·체육 활동 등 정부 혜택들이 마련돼 있다. 그 덕에 상당수 직장인들이 은퇴 후 생활을 꿈꾼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선 적자를 기록 중인 은퇴연금의 개혁에 노인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재작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연금 개혁 반대 시위' 모습. / 파리=AP/뉴시스
프랑스에선 적자를 기록 중인 은퇴연금의 개혁에 노인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재작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연금 개혁 반대 시위' 모습. / 파리=AP/뉴시스

물론 시니어들도 마냥 혜택을 받는 것만은 아니다. 이들은 프랑스 내 설립된 각종 사회단체에서 활동, 또는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다.  2012년 기준 프랑스 전체 민간협회 대표의 48%가 은퇴자로, 그 중 62%는 자선 및 구호단체, 46%는 사회운동분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의 민간협회 참여율은 1083년 6%에서 2013년 19%로 증가했다.

이수진 서울대 국토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인들의 노후 준비 및 활동은 안정적인 은퇴제도를 바탕으로 재정적인 면보다 자아실현의 측면이 더욱 강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계속 일을 하기보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 “재직시절 이루지 못한 꿈이나 조금씩 참여해 온 활동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게 되는 계기가 바로 은퇴로, 공통분모는 나눔”이라며 “(이 같은 배경으로) 프랑스 내에 수많은 비영리 협회들이 존재하고 공공정책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령자 비중의 증가로 은퇴연금의 적자가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OECD에 따르면 프랑스는 올해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20%)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0~2013년 은퇴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연금 수급연령은 65세에서 67세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탓에 연금수령액 감소 등을 재차 추진 중이지만, 현재 반발에 직면한 상황이다.

◇ 복지강국 핀란드… 다양한 정책 실험

복지강국인 핀란드는 국민 행복지수도 1위인 국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역시 강력한 조세정책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을 펼치는 편이지만, 인구 고령화 문제에 있어선 글로벌 어느 국가보다도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다.

우선 핀란드 정부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실시한 ‘고령근로자를 위한 국가프로그램’(FINPAW)은 ‘고령화 문제’를 겪는 모든 나라들이 주목한 정책이다. 고령근로자의 고용상황 개선을 위해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경영진과 종업원의 직무능력 유지에 중점을 뒀다. 여기엔 개별적 직무교육은 물론 기업의 인사관리 및 직장 내 커뮤니티 형성 등 근로환경 개선도 함께 포함됐다. 그 결과 핀란드의 중고령자(55~64세) 고용률은 1998년에서 2002년까지 12.1% 증가했다.

핀란드는 노인들이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는 ‘로푸키리’ 제도도 마련했다. 로푸키리는 핀란드어로 ‘마지막 전력질주(Loppukiri)’라는 뜻이다. ‘실버타운’ ‘요양원’ 등과 달리 다수의 노인들이 아파트 등에 모여 살면서 함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한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엔 ▲저녁식사는 함께 또는 ▲청소 빨래 등을 공동으로 한다는 등의 규칙이 포함된다.

또 핀란드는 지난 2017년 국가단위로는 최초로 ‘기본소득제’를 시범도입 하기도 했다. 기본소득제는 실업자 2000명에게 2년간 매달 560유로(약 70만원)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시험대상은 국민들 중 무작위로 선발됐고, 핀란드 정부는 시험에 참여할 의무 부과 등을 위해 법 개정까지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