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용병타자 역사상 최악의 사례로 남은 제임스 로니. /뉴시스
LG 트윈스 외국인 용병타자 역사상 최악의 사례로 남은 제임스 로니.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프로야구 외국인 용병타자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9번의 타선 중 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존재감은 남다르다. 외국인 용병타자 활약에 따라 팀분위기와 성적이 크게 달라지곤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엔 거포용병 제이미 로맥이 있었고, 과거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한화 이글스엔 제라드 호잉이 있었다. NC 다이노스는 에릭 테임즈 덕분에 일찌감치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었고, 그가 떠난 뒤에는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다. 반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용병타자의 빈자리가 아쉬웠다.

이처럼 외국인 용병투수 못지않게 중요한 용병타자. 그만큼 좋은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식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고,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팀워크를 해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LG 트윈스는 외국인 용병타자에 대한 고민이 깊은 구단 중 하나다. 가히 ‘잔혹사’라 불릴 만하다. 2008~2009년 좋은 활약을 펼친 로베르토 페타치니를 제외하면 내세울만한 성공사례가 없다. 특히 외국인 용병제도가 3명으로 확대된 2014년 이후 용병타자 효과를 좀처럼 보지 못하고 있다.

첫 주자는 조쉬 벨.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한 시즌을 끝내지도 못한 채 7월에 떠나갔다. 그 자리를 브래드 스나이더가 채웠지만 그 역시 재계약엔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스나이더는 다음 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해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015년엔 메이저리그 출신 베테랑 잭 한나한을 영입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한나한도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한 채 6월에 방출됐다.

한나한을 대신해 영입된 루이스 히메네스는 그마나 가장 좋은 기억을 남긴 선수다. 2015년 시즌 중반에 합류해 2017년 시즌 중반까지 세 시즌을 활약했다. 특히 2016년엔 타율 0.308, 26홈런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역할을 책임졌다. 하지만 점차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데 이어 부상까지 겹치면서 씁쓸한 이별을 해야 했다.

히메네스 대신 2017년 중반 합류한 선수는 제임스 로니.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1시즌을 보낸 화려한 경력의 선수였다. 당연히 기대도 컸다. 하지만 로니는 최악의 용병타자가 되고 말았다. 고작 23경기에 나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기더니, 2군행 지시에 반발해 무단이탈 후 한국을 떠나버린 것이다.

로니로부터 큰 상처를 받은 LG 트윈스는 2018년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선택했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두 차례 부상으로 전체 시즌의 3분의 1정도만 소화했다.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진출을 놓고 경쟁했던 LG 트윈스였기에 가르시아의 이탈은 더욱 뼈아팠다.

이처럼 외국인 용병타자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는 LG 트윈스의 올해 선택은 토미 조셉이다. 그동안 꾸준히 고집했던 3루수 대신 1루수를 선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찬 체격의 조셉은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강력한 힘을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조셉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야구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다만, LG 트윈스는 그가 그동안의 외국인 용병타자 잔혹사를 끊고, 제2의 페타지니가 되길 바라고 있다. 조셉은 그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까. 아니면 앞선 선수들의 뒤를 따르게 될까. 올해 LG 트윈스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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