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두 가지 삶을 산다. 일상을 보내는 오프라인,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오프라인이 전부였던 시대는 과거가 됐다.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온라인에 남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온라인에서 사는 삶은 현실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받아들였을까? 혹자는 온라인 활동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온라인에서의 삶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류가 존재하는 탓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온라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건강한 온라인 습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자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사이버폭력, 도박 중독 등의 정보화 역기능이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자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사이버폭력, 도박 중독 등의 정보화 역기능이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스마트폰이 생활 전반을 지배하면서 현대인의 온라인 활동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스마트폰이 역기능을 유발하면서 오프라인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이에 ‘온라인 다이어트’가 새롭게 뜨고 있다. 일정기간 특정 앱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줄이는 행위다. 온라인 활동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결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건강한 온라인 생활’에 나선 셈이다.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나타나면서 건강한 스마트폰 습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는 분위기다. 이에 일시적으로 스마트폰 활동을 중단하는 ‘온라인 다이어트’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나타나면서 건강한 스마트폰 습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는 분위기다. 이에 일시적으로 스마트폰 활동을 중단하는 ‘온라인 다이어트’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 과도한 의존도, ‘부정적 결과’ 막지 못하는 상황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9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국내 스마트폰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93%로 집계됐다. 2012년 1월 53%에서 6년 만에 93%까지 증가했다. 20대는 2012년 상반기, 30대는 2012년 하반기에 이미 90%가 스마트폰으로 전환했다. 40대는 2014년 상반기 90%를 돌파했고, 50대는 2016년 들어 90%를 넘어섰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24부터 26일까지 진행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현대인들의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자 스마트폰이 부작용을 낳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사이버폭력, 도박 중독 등의 정보화 역기능이다. 심한 경우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고도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실제 우리는 최근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KT 아현지사 사태다. 11월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화재가 났고, 이로 인해 이른바 ‘통신대란’이 일어났다. 약 2주가량 통신을 이용한 경제 활동이 마비됐다. KT 통신고객이 통신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금융산업, 외식산업 등이 피해를 당했다. 이 같은 부작용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의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 ‘SNS 다이어트’·‘온라인 웰빙’… 트렌드가 된 습관 만들기

이에 새롭게 뜨는 것이 ‘온라인 웰빙(Online wellbeing)’이다. 건강한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자는 의미다. 스마트폰 역기능에 대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본인의 사용 패턴을 제대로 확인하고 올바른 스마트폰 습관을 들이는 것이 목적이다.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의 행보가 단적인 예다. 고메즈는 지난해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9월 24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소셜미디어를 중단한다”며 “소셜미디어가 주는 것에 감사하는 만큼 현실의 삶과 이 순간에 감사한다. (온라인에 올리는) 부정적인 의견은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단 것을 알아 달라”고 전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과도하게 온라인 활동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이 변화는 오프라인 생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온라인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시적으로 SNS 사용을 관둔 것으로, 이른바 ‘SNS 다이어트’로 불린다. 

글로벌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는 지난해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을 중단한 이후 현재까지도 SNS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셀레나 고메즈 인스타그램 갈무리
글로벌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는 지난해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을 중단한 이후 현재까지도 SNS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셀레나 고메즈 인스타그램 갈무리

기업들도 발 벗고 나섰다. 스마트폰이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웰빙’ 전략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실제 구글은 지난해 5월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웰빙’이라는 차세대 키워드를 공개했다. 구글은 “좋은 도구는 인생을 더 쉽게 만든다”며 “디지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 사용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올바른 균형을 찾기 위해 ‘디지털 웰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스스로 사용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사용 패턴을 확인 가능한 대시보드를 보여주고 앱 타이머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은 일부 투자자들이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자 지난해 3월 ‘패밀리즈’ 카테고리를 새로 공개했다. 자녀의 안전한 기기 사용을 위해 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설명해주는 페이지다. 페이스북은 온라인 활동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 김영식 스마트쉼센터장 “주체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통제할 수 있어야”

결국 ‘온라인 웰빙’은 스마트폰에 끌려가지 않고 온라인에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방법이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올바른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건강한 온라인 습관을 만들까? 이에 <시사위크>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운영하는 ‘스마트쉼센터’의 김영식 센터장과 함께 디지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다음은 김영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센터장과의 일문일답.

-현대인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어느 정도인가.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증했으며, 2017년 기준 89.5%로 확인됐다. 스마트폰 기능의 다양성과 편의성으로 인해 우리 일상 생활에서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한 실정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위험군)은 전체의 18.6%로 나타났다. 약 7,860명 정도다. 유아동의 과의존 위험군이 큰폭으로 상승했고, 성인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건강한 온라인 활동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한 사람에게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심신(心身)이 모두 건강할 때를 의미한다고 본다. 물론 장애나 사고를 겪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올바르게 한다면 건강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에서 건강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의 생활도 건강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나의 가정과 회사(학교) 생활이 어떤지, 나의 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가치는 어떤지 되돌아봐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잘 하고 있는 부분은 유지하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건강한 온라인 습관을 만들까? 이에 시사위크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운영하는 ‘스마트쉼센터’의 김영식 센터장과 함께 디지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스마트쉼센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건강한 온라인 습관을 만들까? 이에 시사위크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운영하는 ‘스마트쉼센터’의 김영식 센터장과 함께 디지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스마트쉼센터

-‘온라인 웰빙’은 왜 필요한가.

“‘웰빙(Well-being)’은 질적인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과거 우리는 농경과 공업사회로 급격한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이를 바라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 결과로 나타난 새로운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기능과 빠른 속도를 강조한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됐고, 올해로 스마트폰이 국내에 등장한 지 10년이 된다. 그런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기업이 스마트폰의 기능을 제한하며 ‘디지털 웰빙’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생긴 결과로 보인다. 그러므로 지금은 디지털과 온라인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과도기적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해결책으로는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는 방법만 나오는 것 같다. 사용시간을 줄이는 방법 말고는 해결책이 없을까.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본인과 가족의 역할이 상호 보완될 필요가 있다. 가족의 역할이란, 부모 및 배우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가족간 편안한 대화가 이뤄지고, 서로 공감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가 가족 간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SNS를 활용해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것도 좋다. 또, 함께하는 순간의 추억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함께 편집해 포토북·UCC 등을 만들며 스마트폰 활용 방법을 개선시킬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스마트폰의 어떤 기능이나 앱을 주로 사용하는지 관심을 갖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본인의 역할이란, 자기 스스로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이로 인해 나의 일생생활에 지장은 없는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어떤 기능을 무슨 이유로 자주 사용하는지 확인해 내 삶에 유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사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요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유아부터 고령층까지 이용하고 있다. 그러한 동영상 중에는 단순히 오락과 재미만 주는 콘텐츠가 있는 반면 정보와 지식, 위로를 주는 콘텐츠도 존재한다. 이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선별하는 능력을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는 온라인 생활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온라인 활동은 더욱 증가할 텐데, 우리가 가져야 될 자세는 무엇일까.
“요즘 현대인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의미하는 ‘워라벨’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본다면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서도 균형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이 기능적으로 뛰어나고 편리하지만 스마트폰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들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에 끌려 다니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책임져 나가는 삶을 위해서는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작은 프레임 속에서 바라보는 세상보다는 내가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나의 흥미와 관심을 확장시키고 성장해나가는 것이 좋다.”

-현대인의 ‘건강한 온라인 습관’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면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적절히 조절하며 사용할 때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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