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두 가지 삶을 산다. 일상을 보내는 오프라인,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오프라인이 전부였던 시대는 과거가 됐다.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온라인에 남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온라인에서 사는 삶은 현실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받아들였을까? 혹자는 온라인 활동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온라인에서의 삶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류가 존재하는 탓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온라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건강한 온라인 습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시대가 도래했다. 10~50대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시대가 도래했다. 10~50대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우리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 할애한다. 한국인의 경우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1인당 월 데이터 소비량 ‘8GB(기가바이트)’를 초과했다.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근거다. 특히, 대부분의 온라인 활동은 이동성을 갖춘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된다. 스마트폰은 더이상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또 다른 ‘나’를 대변하는 디지털 자아가 살고 있는 온라인 거주지다.  

◇ 한국인, 얼마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쓸까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시대가 도래했다. 10~50대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인구 중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은 87.8%다. 세대별로는 △10대 97.2% △20대 99.8% △30대 99.7% △40대 99.3% △50대 97.1% 등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데이터 사용량 8GB를 넘겼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4G(LTE) 스마트폰 사용자의 가입자당 트래픽은 지난해 10월 기준 8.07GB(8,265MB)를 기록했다. 전달(7.22GB)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대한민국 전체 사용량은 지난해 10월 4억794만7,264GB으로 확인됐다. 매달 4억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데이터 사용량 8GB를 넘겼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데이터 사용량 8GB를 넘겼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데이터 사용량은 3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났다. 2015년 10월 당시 1인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LTE 스마트폰 기준 4.06GB(4,162MB)로 집계됐다. 이듬해 10월 5.49GB(5,624MB)로 확대됐고, 지난해 10월 6.73GB(6,892MB)가 됐다. 매년 평균 1.33GB 증가했다. 이 흐름대로 진행된다면 2019년 10월 1인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9.4GB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과기정통부가 발간한 ‘2017 인터넷 이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하루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96.4%에 달한다. 주평균 14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전체의 54.9%에 해당한다. 인터넷 사용자의 일평균 이용시간은 약 2시간 15분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이보다 더 높다. 만 3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가 하루 1회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97.8%에 달한다. 일평균 사용시간은 1시간28분이다.

◇ 온라인서 구축된 ‘디지털 자아’, 현실 자아와 동등하다

이후 스마트폰은 기계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면서 현대인들은 자신의 감정과 신념 등을 스마트폰에 결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디지털 자아’가 나타났다. 디지털 자아란, 현실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 형성되는 가상의 자아를 의미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디지털 자아는 현실 자아와 동일하게 여겨지게 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초연결 사회에서 디지털 자아의 정체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자아는 개개인이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남긴 개인정보나, 활동 정보를 통합·분석해 제3자가 제시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라고 판단했다. 초연결 사회에서 타인에 의해 재구성된 ‘자아’라는 뜻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자아’가 현실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영향력을 갖게 됐다. 조성은 연구위원은 “SNS 이용이 보편화되고 모바일 기기가 확대되면서 가상공간과 현실공간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다”며 “이로 인해 가상공간의 자아가 ‘가상’의 영역에 따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실재의 세계로 편입해 들어왔다. 가상공간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실재 세계와 연결돼 영향을 주고받는 융합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자아가 가상공간을 넘어 현실로 오게 된 셈이다. 심지어 ‘디지털 자아’는 ‘현실 자아’와 동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KISDI가 온라인에서의 자아표현 인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자아표현 및 소통 행태의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현실과 온라인의 생활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조사는 평소 SNS를 이용하는 13세 이상의 인터넷 이용자 패널에서 연령별 무작위로 전화해 선정됐다. 연령대별로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게 모집됐다. 

‘디지털 자아’가 현실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영향력을 갖게 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디지털 자아’가 현실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영향력을 갖게 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0대에서 40대 모두 현실에서의 모습과 온라인에서의 모습을 동일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0대는 오프라인에서 구축된 자신의 정체성을 온라인에 반영시키려는 태도를 보였고, 30대는 자신의 온라인 활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20대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또, 별도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6%가 온라인에서의 자신의 모습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자신을 잘 아는 친구라면 SNS상 자신이 실제 자신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주목할 점은 10대의 결과다. 조사에 참여한 10대 그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정체성 구분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는 어느 쪽의 정체성이 먼저 형성돼 다른 쪽의 정체성에 반영시킨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ISDI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전반적으로 다수의 응답자가 온라인에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실제 자신과 비슷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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