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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걸 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교육사업 PM 인터뷰 “퇴직 후 이력서만 100곳”…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한 교육 이수, 인생 전환점
[100세 시대 리포트⑪] 50세 이후의 삶, 어떻게 살 것인가
2019. 01. 09 by 장민제 기자 jmj83501@sisaweek.com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은 50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위해 교육과정 제공 및 정책연구 등이 목적이다. / 시사위크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은 50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위해 교육과정 제공 및 정책연구 등이 목적이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지천명’은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나이 50세를 의미하지만, ‘100세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엔 퇴직이 다가왔음을 뜻하기도 한다. 실제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인식하는 퇴직연령은 평균 50.9세로 조사됐다. 수명이 길어지는데다가 아직 독립하지 못한 아이들이 있는 시점에 경제활동을 접어야 하는 셈이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김용걸 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교육사업 PM(Product Manager)도 과거 이 같은 경험을 겪었다.

30여 년 간 대기업 KT그룹사에서 근무한 그는 KT링커스 사업본부장, 케이넷 대표 등을 역임했다. 소위 엘리트 집단에 속했지만, 2011년 KT에서 퇴직 후 2013년 케이넷 대표에서 물러날 때 나이는 54세에 불과했다. 당시 그의 슬하엔 아직 대학교 재학, 그리고 이제 막 입학한 자녀 둘이 있었다.

그는 “직장생활을 열정적으로 하다 보니 다른 이들보다 일찍 승진해서 임원까지도 달았다”며 “그러나 퇴직도 일찍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에서 교육사업 PM을 담당하는 김용걸님. / 시사위크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에서 교육사업 PM을 담당하는 김용걸님. / 시사위크

◇ 이력서만 100여군데… "창업도 생각했다"

흔히 은퇴 후 여행을 가는 등의 삶을 꿈꾼다. 그러나 김용걸 씨에게 그럴 여유는 없었다. 그는 “재직 당시엔 ‘퇴직 후 뭔들 못하겠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막상 퇴직 후엔 절벽을 느꼈다”며 “앞길이 너무 불안했다.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앞으로 80~90세까지 살아가는데, 생활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케이넷 대표 시절부터 ‘이후 삶’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은퇴 후엔 집 근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100여 곳 이상에 이력서를 냈다. 또 이 과정에서 전경련 및 서강대 등 다양한 곳에서 운영한 ‘창업’ ‘사회적기업 리더양성과정’ 또는 시니어 프로그램을 접했고, ‘젊은이들이 기피한다’는 말에 폴리텍대학에서 선반밀링가공실무까지 이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막상 취업이 쉽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전환점은 마이크로크레딧 신나는조합에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We are Senior)을 받은 뒤다. 이 교육을 받고서 매칭된 사회적기업에서 3개월간 인턴생활을 했고, 정식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그의 생활은 평소 염두 했던 ‘창업’을 실현하기 위한 배움의 과정으로 바뀌었다. 바쁠 땐 토요일 출근도 있었지만, 자잘한 업무처리까지 직접 하면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위한 프로세서를 익혀나갔다.

그러나 창업은 쉽지 않았다. 그는 “사회복지 분야를 전공해, 노인복지시설을 (사회적기업처럼) 운영해보고 싶었다”며 “처음 생각했을 땐 그런 시설이 없었는데, 2년이 지나니까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우려가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창업은)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50플러스 재단이 공익기관이고 50대를 대상으로 기관이라 더 맞는 포지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 시니어들의 ‘인생 이모작’ 위한 ‘50플러스 재단’  ​​​​

김용걸 씨가 지난해부터 몸담은 50플러스 재단은 서울시가 시니어들의 ‘인생이모작’을 위해 마련한 곳이다. 2016년 재단 설립 후 서부, 중부, 남부 등 총 3곳에서 캠퍼스를 개관했고, 50대 이상을 위한 정책 발굴부터 커리어 관리를 위한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 중 교육파트를 맡은 그의 주 업무는 50+ 세대에 필요한 교육과정의 설계다. 시니어들에게 커리어 활용법을 알려주거나 문화 및 취미활동을 위한 교육강좌를 만들고, 강사를 초빙하는 일이다.

한 해에 1, 2학기와 두 번의 계절학기(여름, 겨울)가 있는데, 현재는 올해 1학기에 어떤 교육을 넣을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수강생들의 평가 등을 고려해 개설됐던 강좌의 유지여부를 결정하고, 새로운 강좌를 추가한다는 것.

다만 그는 인생재설계 프로그램인 ‘인생학교’와 50대 커리어를 개척하는 ‘앙코르 커리어특강’은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 특강이라고 귀뜸했다.

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로비. 50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묻고 있다. / 시사위크
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로비. 50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묻고 있다. / 시사위크

◇ 정년까지 5년, 또 다른 길 준비

올해 만으로 환갑(60세)을 맞이한 그는 재단을 찾는 50대들이 일자리를 찾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시니어들이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맡아 좀더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과정을 좋은 과정을 개설하고 싶다는 것.

그는 “시니어가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사장시키는 건 사회적으로도 비용손실”이라며 “이런 걸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며 “60~70대도 충분히 젋고 활동적이다. 사회적으로도 그 분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92세, 아버지는 84세에 작고하셨습니다. 어머니 유전자를 받았다면 오래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럼 그 기간동안 뭘 하고 생활을 할지 고민이 드는 거죠. 좀 여유 있을 때 준비를 하자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론 또 다른 삶을 준비한다는 목표도 품고 있다. 기간제로 입사한 그의 퇴직연령은 65세로, 아직 퇴직까지 5년이 남았다. 그러나 그는 퇴근 후 또는 여가시간을 활용해 공부할만한 새로운 영역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암울하고 절벽감 느끼는 시기를 거쳤고, 그 과정을 통해 기회가 닿았다”며 “퇴직 후 힘들고 자포자기하는 분들도 계신데,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길이 열릴 걸로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