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이기자의 줌인
‘SKY 캐슬’의 이유 있는 질주
2019. 01. 14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SKY 캐슬’이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JTBC
‘SKY 캐슬’이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JTBC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11월 23일 첫 방송에서 1.7%의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한 ‘SKY 캐슬’은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률이 19.2%까지 치솟으며 20%에 육박하고 있다. ‘품위있는 그녀’(2017)가 보유했던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12.1%)은 진작 뛰어넘었고, tvN ‘도깨비’(20.5%)가 기록한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경신도 목전에 두고 있다. (닐슨 코리아 기준)

‘SKY 캐슬’(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담은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SKY 캐슬’은 금요일, 토요일 밤 11시라는 불리한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고, 스타 작가나 PD, 막강한 ‘시청률 파워’를 자랑하는 인기 스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제대로’ 빠져버렸다. 이유가 무엇일까.

◇ 현실 반영 스토리+감각적 연출

‘SKY 캐슬’은 현실을 반영한 소재와 미스터리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흥미를 동시에 자극했다. ‘입시’와 ‘사교육 열풍’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뤄졌던 익숙한 소재지만, ‘SKY 캐슬’은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다소 생소한 캐릭터로 새로운 입시 트렌드를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반전을 담은 미스터리한 전개로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과도한 학벌주의와 지나친 사교육 등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교육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해 공감을 얻었다. 대치동 교육 문화, 가짜 하버드생 설정, 기출문제 유출 사건 등 현실과 맞닿아 있는 에피소드로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감각적인 영상미를 내세운 세련된 연출도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SKY 캐슬’의 주요 배경인 석조 저택 단지 SKY 캐슬은 고급스럽고 우아하면서도, 차갑고 어둡게 그려져 이면에 숨겨진 욕망을 표현했다. 여기에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들도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힘을 보탠다. ‘우리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내용의 주제곡 ‘위 올 라이(We all lie)’는 가사, 멜로디, 가수 하진의 몽환적인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SKY 캐슬’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입체적 캐릭터들의 향연은 ‘SKY 캐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태란(위), 윤세아(아래 왼쪽)와 오나라 / JTBC ‘SKY 캐슬’ 캡처
입체적 캐릭터들의 향연은 ‘SKY 캐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태란(위), 윤세아(아래 왼쪽)와 오나라 / JTBC ‘SKY 캐슬’ 캡처

◇ 다채로운 캐릭터, 다양한 인간 군상 대변

입체적 캐릭터들의 향연은 ‘SKY 캐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주, 조연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선과 악, 친근함과 의문스러움 등 하나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중적인 면모로 인간미를 드러낸다. 그 간극에서 발산되는 반전 모습도 재미를 안긴다.

가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곽미향이라는 본명을 숨기고 사는 한서진(염정아 분),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전업주부로 살아가며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감추고 사는 노승혜(윤세아 분), 부자 아버지 덕에 화려한 삶을 사는 진진희(오나라 분) 그리고 SKY 캐슬에 들어갔지만 그들과 반대편에 서 질서에 균열을 내는 이수임(이태란 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극을 이끈다.

‘SKY 캐슬’의 비극의 중심 김주영(김서형 분)도 빼놓을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 중요시하는 입시 코디네이터인 김주영은 서늘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케이(조미녀 분)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또 다른 면을 보여줬다.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전적으로 맡기셔야 합니다” 등 김주영의 대사는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패러디를 낳으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SKY 캐슬’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는 염정아(위)와 김서형 / JTBC ‘SKY 캐슬’ 캡처
‘SKY 캐슬’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는 염정아(위)와 김서형 / JTBC ‘SKY 캐슬’ 캡처

◇ 배우들의 열연

배우들의 호연은 ‘SKY 캐슬’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특별출연한 김정난이 첫 방송부터 강렬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고, 주인공 염정아·이태란·윤세아·오나라 등이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입시 코디네이터로 등장한 김서형도 냉혈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주영으로 완전히 분해 극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각기 다른 성격의 네 아빠 정준호(강준상 역)·최원영(황치영 역)·김병철(차민혁 역)·조재윤(우양우 역) 등은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4차까지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아역 배우들도 제 몫, 그 이상을 해내며 구멍 없는 배우라인을 완성했다.

‘SKY 캐슬’의 인기는 신드롬급이다. 흔히 말하는 ‘스타 마케팅’ 없이도, 수백억을 들인 대작이 아님에도 ‘SKY 캐슬’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재밌으면 본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가 증명된 셈이다.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SKY 캐슬’이 어떤 대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