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배우’ 윤경호가 대중들의 마음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낯선 배우’ 윤경호가 대중들의 마음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나라를 구한 충신, 의병 활동을 하다 죽음을 맞는 백성 등 이름도 알 수 없는 작은 역할이지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강렬하다. 살인사건 용의자부터 다혈질 백수, 동성애자까지 어떤 역할을 맡아도 맞춤옷을 입은 듯 어색함이 없다. ‘낯선 배우’ 윤경호가 대중들의 마음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윤경호는 연극학과 졸업 후 극단에서 연기 내공을 쌓은 뒤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 단역으로 데뷔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단역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활동했던 그는 2016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도깨비’에서 과거 김신(공유 분)의 충신이자 ‘나라를 구한 자’ 김우식 역을 맡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중 윤경호는 이름 없는 백성이지만 누구보다 나라를 지키고 싶은, 필사적인 백성의 마음을  절절히 대변했다. 짧은 역할이지만 ‘이름 없는 의병’의 모습을 처절하게 담아내며 방송 초반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작은’ 역할만 소화하던 그는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을 통해 상업영화 첫 주연 배우로 활약해 주목받았다.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해 10월 개봉해 약 5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극중 윤경호는 40년 지기 친구들에게 단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을 간직한 다혈질 백수 영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는 극의 중심과 주변을 오가는 완벽한 완급조절로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며 ‘완벽한 타인’의 히든카드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유해진·조진웅·염정아·김지수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호평을 받았다.

윤경호가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 tvN ‘왕이 된 남자’ 캡처
윤경호가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 tvN ‘왕이 된 남자’ 캡처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말모이’에 안경점 주인으로 우정 출연한 데 이어 ‘내안의 그놈’에서 양사장 역을 맡아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왕이 된 남자’에서 놀이패 대장 갑수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 활약하고 있고, 영화 ‘배심원들’과 OCN ‘트랩’·tvN ‘자백’ 등 촬영을 앞두고 있는 작품만 여럿이다.

윤경호는 지난해 진행된 ‘완벽한 타인’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으로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짧게 나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최선을 다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본 건 처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감격스럽다.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또 이런 역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분량이 짧든 길든, 맡은 배역이 단역이든 주연이든 윤경호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가 등장하는 모든 순간,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윤경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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