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기숙사가 입사생 선발관련,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 경기도기숙사 홈페이지
경기도기숙사가 입사생 선발관련,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 경기도기숙사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경기도 내 대학생 및 청년의 주거안정을 위해 건립된 경기도기숙사가 때 아닌 성차별논란에 휩싸였다. 남성보다 여성의 입실 비율이 3배 더 많다는 것으로, ‘세금으로 설립된 공공기숙사에서 성별을 차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실일까. 

◇ 남성보다 3배 더 많은 여성 입사실

경기도기숙사는 경기도형 공공기숙사 건립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대학생들의 주거안정 및 안전을 위해 설립됐다. 2015년부터 2017년에 걸쳐 약 149억원이 투입됐고, 수용인원은 총 278명(3인실 91개동, 1인실 5개동)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경기도기숙사 입사실의 성비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남자보다 여자 입사실이 3배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경기도기숙사는 공식 홈페이지 시설안내 코너에서 2층 ‘한 개 층’을 남자동(22개동)으로, 3~5층은 여자동(69개동)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는 남성을 차별한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 남자 입실생 정원이 약 130명이었다는 점에서, 여성과 달리 남성은 6명이 한 실을 사용한다는 루머까지 더해졌다.

경기도기숙사의 Q&A 게시판에선 ‘인간적으로 너무한다’는 글부터 ‘이 정도면 여 기숙사로 이름을 바꾸는 게 낫다’는 비난까지 다양한 항의 글들이 올라왔다. 현재 경기도기숙사는 게시판을 잠정폐쇄한 상황이다.

경기도기숙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남녀방. 남자동은 2층에 22개동만 한정됐다. / 경기도기숙사
경기도기숙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남녀방. 남자동은 2층에 22개동만 한정됐다. / 경기도기숙사

◇ 남·녀 ‘3인1실’ 동일… 남자 입사생 정원 미달

경기도기숙사 측은 이와 관련, 공지를 통해 “남녀 입사실은 3인1실로 동일하다”며 “입사생 모집에 남녀 차별이 있다는 질의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2017년 9월 3일 개관부터 입사생 모집을 남녀 동일 비율로 공모했고, 남자 132명, 여자 146명 등 각각 2개층을 배정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어 “남자 입사생 지원이 저조해 여자 입사생을 부득이하게 늘리게 됐다”며 “올해 신규 입사생 선발 시 모집에도 남자 입사생지원이 저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공개한 남녀 입사생 지원비율은 지난해 1대 3.9, 올해 1대 3.1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명확하지 않은 해명에 여전히 반발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일반적으로 기숙사 입실공고는 경쟁률이 상당할 텐데, 남자들의 지원이 저조하다는 게 의문”이라며 “남자는 132명, 여자는 400명이 지원하니까 남학생 방을 줄여서 비율을 맞춘 게 아닌가 한다”고 꼬집었다. 지원자 비율이 아니라 당초 결정했던 정원수대로 입실생을 뽑았어야 했다는 뜻이다.

경기도기숙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선발 인원에 비해) 지원자 수가 미달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기숙사 입실을 희망한 남자 수는 작년 102명, 99명이다. 반면 여성 입실지원자는 각각 405명, 311명으로 집계됐다.

남녀 각각 2개층을 배정한 만큼 정원도 약 135명씩인데, 남자의 지원 수가 적어 한 층을 여자방으로 넘겼다는 것.

이 관계자는 “기숙사 성격과 구조 상 남녀 층을 같이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며 “(남자 입실) 지원자 수가 135명이 안된다면 한 개 층 전체를 (다른 성별이 사용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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