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정가람·이수경·김남길·박인환·엄지원·정재영 /뉴시스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정가람·이수경·김남길·박인환·엄지원·정재영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가 온다. ‘좀비라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깊은 시골 마을에 갑자기 좀비가 나타났다’는 참신한 스토리와 말귀를 알아듣는 좀비, 그리고 좀비를 이용하려는 가족이라는 재기 발랄한 캐릭터 설정으로 유쾌한 웃음을 예고한다. 여기에 실력파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졌다.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의 이야기다.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다. 연출을 맡은 이민재 감독은 ‘좀비에게 물리면 병이 나을 수 있지만, 좀비가 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생각이 영화의 시작이 됐다고 밝혔다.

‘기묘한 가족’을 연출한 이민재 감독. /뉴시스
‘기묘한 가족’을 연출한 이민재 감독. /뉴시스

이 감독은 15일 진행된 ‘기묘한 가족’ 제작보고회에서 “처음 초고를 쓴 게 2010년 여름이었다”면서 “당시 신종플루가 유행이었는데 그때 문득 전염병이 도는데 좀비한테 물리면 나을 수도 있고, 좀비가 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생각이 떠올랐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었는데 두 가지가 섞여 ‘기묘한 가족’이 탄생하게 됐다”고 작품을 기획한 계기를 밝혔다.

‘기묘한 가족’은 좀비 개념 자체를 모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말귀를 알아듣는 좀비가 불시착한다는 설정으로 기존 좀비 영화들과 차별화를 꾀한다. 극중 좀비 쫑비 역을 맡은 정가람은 “좀비 영화라고 하면 도시나 사람 많은 곳에서 시작돼서 바이러스가 퍼지는 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기묘한 가족’은 좀비라는 존재를 인식도 못하는 농촌의 사람들 앞에 좀비가 갑자기 나타나고, 또 그 좀비가 좀비보다 더 이상한 기묘한 가족과 같이 어울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기묘한 가족’은 정재영·김남길·엄지원·이수경·정가람·박인환까지 세대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특히 ‘기묘한 가족’ 배우들의 연기 경력은 총합 125년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 총 1억2,400만명의 관객동원력을 과시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묘한 가족’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남길(왼쪽)과 정재영. /뉴시스
‘기묘한 가족’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남길(왼쪽)과 정재영. /뉴시스

먼저 정재영은 ‘기묘한 가족’에서 우유부단한 주유소집 첫째 아들 준걸 역을 맡았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김씨 표류기’·‘웰컴 투 동막골’ 등 코믹 장르에서 내공 있는 연기를 펼쳤던 정재영은 이번 작품에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몸 개그를 선보이며 작정하고 웃음을 유발할 예정이다.

정재영은 ‘기묘한 가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의 외모?”라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굉장히 기발하다고 느꼈다”면서 “워낙 좀비물을 좋아한다. (이민재) 감독이 7년을 준비했는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였다”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좀비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주유소집 둘째 아들 민걸은 김남길이 분한다. 김남길은 ‘기묘한 가족’을 통해 오랜만에 코믹 연기에 도전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시나리오가 ‘병맛’ 코미디였다”라며 “기발했고 정재영 형과 박인환 선배 등 배우들 캐스팅 소식을 듣고 같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남길이 연기하는 민걸은 집안의 유일한 대졸자로 팀 내 최고 브레인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엘리트 역할을 소화했던 그지만, “그동안 맡았던 브레인 역할과 완전히 다르다”라고 밝혔다. 김남길은 민걸에 대해 “누구나 다 인정해주는 브레인이 아니라 이 가족 안에서 브레인이라고 자부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기묘한 가족’에서 파격 변신을 예고한 엄지원. /뉴시스
‘기묘한 가족’에서 파격 변신을 예고한 엄지원. /뉴시스

엄지원은 ‘기묘한 가족’에서 주유소집 맏며느리 남주 역을 맡았다. 그는 파마머리와 코믹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한다. 엄지원은 “엄지원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면서 “그런데 뭘 해도 내 얼굴이니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파마도 해보고 옷도 고심했다”면서 “의상도 지역 시장에서 구매한 거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만화 같은 설정이 있는데, 그런 설정에 리얼리티를 잘 배합하려고 노력했다. 아주 만족한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기묘한 가족’에서 주유소집 삼 남매의 아버지이자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에 있는 트러블메이커 만덕은 박인환이 연기한다. 박인환은 “일반적인 아버지는 가족을 보호하고, 지켜주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데 ‘기묘한 가족’에서 아버지는 가족들한테 사기치고 모아놓은 돈도 갖고 도망간다”면서 “파렴치한이다. 여러 가지로 집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따뜻한 아버지를 연기했던 그는 ‘기묘한 가족’에서 사고뭉치 아버지를 소화한 것에 대해 “착한 역할보다 훼방 놓고 나쁜 역할을 하는 게 재미는 더 있다”면서 웃었다.

‘기묘한 가족’에서 로맨스 연기를 펼친 배우 정가람(왼쪽)과 이수경. /뉴시스
‘기묘한 가족’에서 로맨스 연기를 펼친 배우 정가람(왼쪽)과 이수경. /뉴시스

영화 ‘침묵’·‘차이나타운’ 등과 드라마 ‘여우각시별’ 등에서 활약하며 주목받은 이수경과 영화 ‘독전’·‘4등’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정가람도 ‘기묘한 가족’에 함께 한다. 특히 주유소집 막내딸 해걸 역의 이수경과 말귀 알아듣는 좀비 쫑비 역의 정가람은 풋풋한 로맨스로 참신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수경은 해걸에 대해 “책임감이 강하다”면서 “평범하지 않아서 매력적이었다. 이 캐릭터가 신기한 상황을 맞았을 때 변하는 모습도 신선했고 마음에 들었다. 연기하면서 행복했다”고 소개했다. 또 쫑비와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길 잃은 동물이나 아픈 동물을 집에 데려와서 키우고 치료해주는 인물인데, 쫑비와의 첫 만남도 길 잃은 동물을 만난 것과 비슷했다”라며 “점차 발전해가는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가람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내가 알던 좀비와 달랐다”라며 “정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묘한 가족’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캐스팅이 되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다른 좀비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에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그리고 정재영 선배가 좀비 마니아라서 섬세한 부분에 대해 계속 알려줬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박인환이 ‘기묘한 가족’에서 사고뭉치 아버지 역할을 소화한다. /뉴시스
배우 박인환이 ‘기묘한 가족’에서 사고뭉치 아버지 역할을 소화한다. /뉴시스

이민재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모두 입을 모아 ‘기묘한 가족’을 “즐거운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재밌고 유쾌한 영화다”라며 “영화를 볼 때도 그렇지만 극장 문을 나설 때도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환은 “무척 재밌고, 즐거운 영화라고 생각한다”면서 “날도 추운데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고 풀어졌으면 좋겠다.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이수경은 “작년부터 우리 모두 개봉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라며 “기대했던 만큼, 열심히 했던 만큼 많은 분들이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좀비라는 소재에 참신하고 독특한 설정, 그리고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 ‘기묘한 가족’은 오는 2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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