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두나가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 다시 한 번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배두나가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 다시 한 번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무정부주의자, 강력계 형사, 로비스트, 국가대표 선수까지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다. 맡은 작품마다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도전을 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 다시 한 번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배우 배두나의 진화는 끝이 없다.

배두나는 1998년 모델로 데뷔한 뒤 1999년 KBS 2TV 드라마 ‘학교1’에 출연, 본격적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신비스럽고 반항적인 이미지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스크린으로 진출한 그는 조연, 주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왔다.

1999년 일본 공포영화 ‘링’ 시리즈의 한국판 리메이크 작품을 통해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봉준호 감독의 첫 상업영화 ‘플란다스의 개’(2000) 주인공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이 작품으로 제21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방황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2000)에서는 과감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고양이를 부탁해’(2001)도 호평을 받았다.

‘복수는 나의 것’(2002)에서는 무정부주의자 영미로 분해 배우 송강호, 신하균과 호흡을 맞춰 이목을 끌었다.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2003)·‘티 데이트’2005) 등을 거친 뒤 배두나는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통해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극중 그는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양궁 국가대표 남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2013)에서 손미-451/틸다 역을 소화한 배두나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2013)에서 손미-451/틸다 역을 소화한 배두나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할리우드에서도 활약했다.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2006), ‘공기 인형’(2010) 등과 일본 드라마 ‘썸데이’(2006) 등에 출연했다. 특히 ‘공기인형’으로는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1년 미국 워쇼스키 자매가 연출을 맡은 ‘클라우드 아틀라스’(2013)에 캐스팅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극중 배두나는 손미-451/틸다 역을 맡아 활약했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이후에도 배두나는 영화 ‘주피터 어센딩’(2015)과 미국 드라마 ‘센스8’ 시리즈(2015~2018)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났다.

영화 ‘도희야’(2014)를 통해 국내에 복귀한 그는 2016년 영화 ‘터널’과 tvN 드라마 ‘비밀의 숲’(2017)으로 대중과 만났다. ‘터널’에서 배두나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가족을 지켜낸 엄마이자 아내 세현으로 분해 사실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비밀의 숲’에서는 강력계 형사 한여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열일’ 했다. KBS 2TV 드라마 ‘최고의 이혼’과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마약왕’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두 작품 모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배두나는 또다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마약왕’에서 배두나는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이두삼(송강호 분)을 돕는 로비스트 김정아 역을 맡아 능숙한 4개 국어 실력은 물론이고, 파격적 연기 변신을 시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두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의녀 서비를 연기한다. /넷플릭스 제공
배두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의녀 서비를 연기한다. /넷플릭스 제공

올해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연출 김성훈, 극본 김은희)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을 소화한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극중 배두나는 역병의 근원을 쫓는 의녀 서비를 연기한다.

신분과 성별의 벽이 있는 조선시대지만 서비는 지혜롭고 강단 있는 모습으로 극을 이끈다. 배두나는 강인하고 당찬 서비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나리오에서는 서비가 괴물이 오면 도망가는 캐릭터였지만, 배두나는 도망가지 않고 뒤돌아서 호미를 내려치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체적인 인물을 완성해냈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배두나에 대해 “조선시대 여성이 가진 한계, 신분이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을 텐데, (배두나는) 그것을 적절하게 극복해내는 최적의 배우”라고 극찬했다.

베테랑 배우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해왔다. 매 작품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택하며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배두나’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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