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 최근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 측에 합류했다.
김무성 의원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 최근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 측에 합류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측근으로 통했던 정성일 전 새누리당 상근 부대변인이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는 황교안 전 총리 진용에 합류했다. 아직 캠프가 꾸려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명확한 직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보와 수행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입은 황교안 전 총리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부대변인은 고민 끝에 이를 수락했고, 사후 김무성 의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승낙을 얻었다. 정 전 부대변인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그렇게 됐다”며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진 않았다.

정 전 부대변인은 장성철 전 보좌관(현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 등과 함께 김무성 의원의 실무그룹 핵심으로 통한다. 친박과 비박의 혈전이 벌어졌던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후보로 나선 김 의원의 당선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었다. 당선 후 김 의원은 정 전 부대변인을 상근으로 임명해 함께 대표실에 입성한 바 있다. 2016년 새누리당 전대 때 정 전 부대변인이 정병국 후보 캠프에 합류하자 ‘무대가 측면지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를 두고 오는 2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이 황 전 총리를 지원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이미 김 의원이 “대선을 염두에 두는 사람은 당대표에 출마하면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황 전 총리의 출마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 전 부대변인이 황 전 총리 측에 합류한 것은 김 의원의 의중과 무관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오히려 탈당과 복당 과정에서 리더십이 흔들린 김 의원 측근들이 외곽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이 높다.

분명한 것은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점이다. 선거경험이 풍부한 실무진을 주위에 배치하고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는 것도 전당대회 준비가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당내 기반이 약한 황 전 총리가 김 의원 측에 섰던 외곽조직들과 접촉하기 위해 정 전 부대변인의 합류를 제안했다는 관측도 있다. 물론 실무진의 이동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친박계 일부 의원들은 황 전 총리의 행보를 불편하게 바라봤다. 2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진태 의원은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가고 말 한마디 못할 때 당당하게 외치고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냐”며 “숨어서 눈치나 보고 여론만 살피는 그런 지도자, 사이비 우파는 필요 없다”고 황 전 총리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친박계 한 중진의원은 24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에서 당선이 되고 싶으니 이 사람 저 사람 다 끌어들이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김무성 의원 쪽에 무슨 표가 있느냐. 돌멩이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황 전 총리는 한 번도 책임을 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통합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는 당내에서 싸우지 않고 총선을 치러야 하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대권을 생각하는 사람은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황 전 총리를 비난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