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가 3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뉴시스
김상수가 3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해 프로야구 FA시장에서 7번째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의 유격수 김상수. 그런데 계약 내용이 다소 놀랍다. 이전처럼 어마어마해서가 아니다. 김상수는 3년 총액 1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과거 계약들에 비춰보면 기간과 금액 모두 소박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올해 계약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다. NC 다이노스의 모창민은 3년 총액 20억원, KT 위즈의 박경수는 3년 총액 2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 모두 내야수이자, 30대 중반의 노장이다.

김상수의 계약은 확실히 달라진 FA시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김상수는 이번에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 중 유일하게 20대였다. 또한 김상수는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국가대표 출신 유격수다. 최근 들어 공격부문이 다소 하락세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에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는 등 장점이 많다.

하지만 김상수는 모창민이나 박경수보다도 적은 규모로 계약했다. 그마저도 보장된 금액은 더 작은 것으로 전해진다. ‘초대형’ 계약을 맺은 양의지 등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물론 최근 들어 나타난 하락세 및 잦은 부상이 고려됐겠지만, 김상수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김상수가 불과 몇 년 전 FA시장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규모의 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다른 구단의 러브콜도 심심찮게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김상수는 왜 이토록 찬바람을 맞게 된 것일까. 이는 각 구단의 기조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하고 대체 불가한 자원의 경우 거액을 들여서라도 붙잡거나 영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결코 무리하지 않는다. ‘자존심’을 앞세웠던 FA 내부단속은 찾아보기 어렵고, 상당한 자금과 보상금 및 보상선수를 감수하며 영입에 나서는 일도 드물다.

이는 향후 FA 자격을 취득할 선수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김상수의 3년·18억원은 비슷한 또래 및 수준의 선수들에게 일종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과거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선수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누구의 잘못을 탓할 것은 아니다. 양상이 달라졌을 뿐이다. 그리고 달라진 양상에 맞춰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문제 인식은 있으면서 개선은 미뤄져왔던 FA문제도 이제는 변화를 모색할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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