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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예능 현주소] 먹방·관찰 ‘도돌이표’… 힐링? 글쎄
2019. 01. 28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에 흥미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 사용된 사진 출처= 프리픽(Freepik)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에 흥미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 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시청자들의 재미와 힐링을 담당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하지만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왜일까.

예능프로그램에서 시청률 10% 돌파는 하늘에서 별따기가 됐다. ‘정글의 법칙’ ‘나 혼자 산다’ ‘불후의 명곡’ ‘미운우리새끼’ 등 시청률 10%를 넘는 예능프로그램은 손에 꼽는다. 반면 시청률 5% 이내를 기록하는 프로그램들은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배꼽 빠지게 웃었다는 사람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주말을 예능과 함께 즐기고파 TV를 틀지만 막상 볼 게 없어 한 프로그램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즐거움을 주는 ‘예능프로그램’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이같은 이유에 ‘진부함’을 꼽는다.

국내 예능 시장엔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수의 프로그램이 ‘먹방’(쿡방+먹방 포함)과 ‘관찰예능’이라는 수식어로 묶이는 것이 현실이다. 요일별로 방영되는 예능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월- ‘냉장고를 부탁해’(JTBC) ‘동상이몽2’(SBS) ‘서울메이트2’(tvN) ▲화- ‘둥지탈출3’(tvN) ‘아내의 맛’(TV CHOSUN) ▲수- ‘수미네 반찬’(tvN)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 2’(KBS2TV) ‘아빠본색’(채널A) ▲목- ‘밥블레스유’(Olive) ‘연애의 맛’(TV CHOSUN) ▲금- ‘맛있는 녀석들’(Comedy TV) ‘공복자들’(MBC) ‘랜선 라이프’(JTBC) ‘나 혼자 산다’(MBC) ▲주말- ‘아찔한 사돈연습’(tvN) ‘전지적 참견시점’(MBC) ‘미운 우리 새끼’(SBS) 등이 ‘먹방’과 ‘관찰예능’으로 방영 중에 있다. 매일 2개의 예능프로그램이 비슷한 포맷으로 방영되고 있는 셈이다.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에 진부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먹방(쿡방+먹방 포함)'과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 / (사진 맨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냉장고를 부탁해' '너는 내 운명' '맛있는 녀석들' '나 혼자 산다' 포스터 및 공식 홈페이지 캡처
'먹방(쿡방+먹방 포함)'과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 / (사진 맨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냉장고를 부탁해' '너는 내 운명' '맛있는 녀석들' '나 혼자 산다' 포스터 및 공식 홈페이지 캡처

특히 ‘관찰예능’의 경우 전문가들은 스타들의 사적인 부분을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함에 따라 시청자들이 경제적 측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실제 일부 시청자들은 ‘관찰예능’ 프로그램에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사정이 이쯤되면서 시청자들은 ‘신선한’ 예능프로그램을 갈망하고 있다.

실제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는 ‘낚시’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소위 ‘대박’을 터트린 사례로 꼽힌다. 2017년 9월 첫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는 자타공인 연예계를 대표하는 낚시꾼들이 자신들만의 황금어장으로 함께 떠나는 낚시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낚시를 좋아하는 스타들이 직접 바다 한 가운데에서 낚시 하는 모습을 리얼리티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무엇보다 ‘낚시’를 예능프로그램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도시어부’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새로운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시어부'와 '백종원의 골목식당' / '도시어부',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식 홈페이지
새로운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시어부'와 '백종원의 골목식당' / '도시어부',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식 홈페이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빠질 수 없다. 2018년 1월 첫 방송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외식업계 대선배 백종원 대표를 섭외하며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높였다. 물론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초반의 콘셉트와 다소 다른 행보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지만 어려운 식당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은 지금껏 없었던 터라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얻고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꾸준히 동시간대 시청률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시청자들이 유튜브, 넷플렉스 등 새로운 영상 플랫폼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맞닿아 있다. TV에서 흥미를 잃고 있는 것. 붕어빵 찍어내듯 ‘먹방’과 ‘관찰 예능’을 쏟아내는 요즘 예능, ‘신선하고 독창적인 아이템’ 만이 살 길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