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묵은 이슈인 '노인 연령기준 상향 과제'를 재차 꺼내들었다. / 픽사베이
정부가 해묵은 이슈인 '노인 연령기준 상향 과제'를 재차 꺼내들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올해 들어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주제는 단연 정부의 노인 연령기준 상향 움직임이다. 해묵은 이슈기도 하지만,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더 이상 논의를 늦추기 힘든 탓이다. 이는 급격히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의 유지가 주목적이다. 다만 연세 많으신 분들이 실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 등 선행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 해묵은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이슈 왜?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 참석,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전에 생산가능인구 확대 등을 위해 노인 연령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2012년 ‘중장기 전략보고서’를 통해 노인 연령기준의 변경을 검토한다고 최초로 밝힌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선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노인인구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2017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으로 내다봤다. 또 2060년엔 인구 10명당 4명이 노인이고,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노인인구 80명을 부양하는 ‘1대 1 부양시대’에 진입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도 이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후 처음으로, ▲고령기준 재정립 관련 기초 분석과 ▲사회적 논의를 위한 로드맵 마련 관련 연구용역을 이듬해(2016년) 실시했다.

국민들도 필요성을 인지한 탓인지 의식이 점점 변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정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3%가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65세에서 69세를 노인으로 여긴 이들은 2004년 30.8%에서 2014년 18%로 감소했다.

또 최근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9%가 노인연령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노인 기준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점차 변화 중이다. /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노인 기준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점차 변화 중이다. /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 노인연령 상향, 어디부터 할까

다만 노인 연령기준의 상향을 적용할 대상 선정부터 쉽진 않다. 우선 노인 연령기준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건 기초연금을 비롯해 연금 및 지하철 무임승차 등 복지 혜택 전반이다. 상향되는 노인연령 기준을 한 번에 적용한다면, 노인빈곤 현상과 맞물려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 수급연령이 연기된다면, 사실상 소득절벽 기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국민연금수령 연령은 62세로, 오는 2033년 65세까지 오른다.

일각에선 만 60세로 규정된 법정 정년퇴직 연령의 상향을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과거보다 기대수명이 증가한 만큼 정년 연장을 통해 해결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퇴직연령이 실제 49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정년 연장방안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마련 및 소득 보장과 함께 경제 전반에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그 외 노인 연령기준 상향문제도 결국 인구고령화에서 시작된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017년 발간한 ‘인구구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를 통해 “출산장려를 통한 인구고령화 극복엔 장기간이 소요된다”며 ▲여성 및 장년층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이민정책의 전면적 전환 ▲고령층 취업지원 등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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