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김민성이 외로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베테랑 김민성이 외로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 겨울 FA 권리행사에 나선 15명의 선수 중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한 선수는 2명. 노경은과 김민성이다. 이들은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채 선수인생의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

이 중 김민성이 ‘FA 미아’ 위기를 맞은 것은 예상 밖이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그는 공수 모두 준수한 베테랑 3루수로 평가받는다.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 3루수 및 중심타선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준척급’으로 평가받는 그 역시 FA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를 피하진 못했다.

우선, 김민성의 원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는 기본적으로 많은 돈을 쓰지 않는 곳이다. 그동안 외부FA 영입은 이택근을 다시 데려온 것 외에 전무했고, 내부FA 지키기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를 잘 키워 FA로 보내고, 이를 통해 보상금 및 보상선수를 확보하는 전략에 집중했다.

이러한 기조를 지닌 키움 히어로즈는 김민성 부재에 따른 대안도 충분히 준비돼있다. 대기만성 거포 장영석과 지난해 깜짝 스타로 주목을 받은 젊은 자원 송성문이 그 주인공이다. 수비력만큼은 탁월한 멀티 플레이어 김지수도 든든히 버티고 있다. 또한 또 다른 젊은 자원 김혜성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내야 자원이 전반적으로 풍족한 편이다.

때문에 키움 히어로즈는 김민성을 ‘반드시’ 잡아야하는 상황이 아니다. 팀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자 베테랑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그 상징성과 역할은 서건창과 박병호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다른 구단들 입장에선 보상규정이 부담스럽다. 김민성의 지난해 연봉은 3억5,000만원이다. 다른 구단이 김민성을 FA로 영입할 경우 ‘7억원+보상선수’ 또는 10억5,000만원을 키움 히어로즈에 지급해야 한다. 요즘 분위기상 이 정도 보상을 감수하고 김민성 영입에 나설만한 구단은 없다. 김민성이 공수 양면에서 검증된 선수이긴 하지만 서서히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은 방법은 사인 앤 트레이드 등이 거론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보상선수 카드를 맞춰야할 뿐 아니라, 시즌 초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김민성의 지난 ‘하루’를 더욱 아쉽게 만든다. 김민성은 당초 지난해 FA자격 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단 하루로 인해 FA자격을 얻지 못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2010년 트레이드 당시 KBO가 ‘현금 트레이드’ 의혹을 제기하며 허가를 하루 유예했는데, 이로 인해 딱 하루가 부족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트레이드 상대였던 황재균은 지난해 미국에서 돌아와 FA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만약이긴 하지만, 김민성이 지난해 정상적으로 FA자격을 취득해 시장에 나왔다면 지금보단 훨씬 나은 대우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 히어로즈의 대안도 지금보단 부족했고, 시장 분위기도 덜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단 하루로 인해 너무나도 달라진 김민성의 야구인생.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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