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이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네 번째 천만 영화를 추가했다. ‘극한직업’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류승룡이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네 번째 천만 영화를 추가했다. ‘극한직업’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완벽한 부활이다. 배우 류승룡이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다시 날개를 달았다. 최근 흥행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류승룡은 그의 필모그래피에 네 번째 천만 영화를 추가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류승룡 주연의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15일째인 지난 6일 누적관객 1,000만명을 돌파, 새해 첫 ‘천만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로는 역대 18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역대 23번째 기록이다. 설 연휴 5일 동안 525만 관객을 동원, 설 연휴 역대 최다 누적관객수 1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검사외전’(2016)의 478만9,288명이다.

코미디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2013/1,280만)에 이어 6년 만의 기록이자, 두 번째 천만 영화다. ‘7번방의 선물’은 ‘극한직업’과 마찬가지로 류승룡이 주연을 맡아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린 단 두 편의 코미디 영화가 모두 류승룡의 주연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로써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7번방의 선물’, ‘명량’(2014)에 이어 ‘극한직업’까지 네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4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쟁취하기까지 그는 지독한 흥행 부진을 견뎌내야 했다.

영화 ‘아는 여자’(2004)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2011년 영화 ‘고지전’과 ‘최종병기 활’(2011)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카사노바 장성기로 분해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7번방의 선물’, ‘명량’까지 무려 세 작품이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충무로 대표 흥행 배우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선보이는 작품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손님’(2015)이 8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같은 해 개봉한 ‘도리화가’는 31만명에 머물렀다. 지난해 개봉한 ‘염력’은 99만명, ‘7년의 밤’ 52만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극한직업’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류승룡·이하늬·이동휘·공명·진선규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류승룡·이하늬·이동휘·공명·진선규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은 길게만 느껴졌던 류승룡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준 작품이다.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극한직업’에서 류승룡은 포기를 모르는 마약반의 좀비반장 고반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물론이고 강도 높은 액션신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코미디 장인’의 귀환을 알렸다.

특히 류승룡은 많은 양의 대사를 치고받으며 코믹 시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극한직업’에서 후배 배우들과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이끌어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하늬·진선규·이동휘·공명 등 모두가 그를 분위기 메이커로 꼽았을 만큼, 류승룡은 후배 배우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촬영장 안팎에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마약반 5인방이 환상의 팀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연출 김성훈, 극본 김은희) 반응도 좋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된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인 ‘킹덤’에서 류승룡은 야욕과 욕망으로 가득 찬 영의정 조학주로 분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다. ‘극한직업’ 고반장과는 전혀 다른 결의 연기를 선보이며 ‘역시 류승룡’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최근 몇 년간 흥행 부진을 겪긴 했지만, 연기력으로는 흠잡을 데 없었던 류승룡은 ‘극한직업’, 그리고 ‘킹덤’을 통해 티켓파워와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좌중을 압도하는 강렬한 카리스마는 물론 극장가에 유쾌한 웃음 바이러스를 선사하고 있는 류승룡. 그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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