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이기자의 줌인
여배우, 안방극장 중심에 서다
2019. 02. 07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들. (사진 좌측부터) JTBC 'SKY 캐슬', MBC '봄이 오나 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포스터.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들. (사진 좌측부터) JTBC 'SKY 캐슬', MBC '봄이 오나 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포스터.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안방극장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기존 드라마의 형식을 깨고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는 것. 안방극장 중심에 선 여배우들이 반갑다.

한동안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녔던 JTBC ‘SKY 캐슬’은 여배우 4인방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한 작품 중 하나다. 

1일 종영한 해당 드라마는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다. 국내 입시에 대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꼬집으며 ‘SKY 캐슬’은 마지막 방송 시청률 23.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신기록을 수립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중심에는 염정아(한서진 역), 이태림(이수임 역), 오나라(진진희 역), 윤세아(노승혜 역), 김서형(김주영 역) 등 연기파 여배우들이 있었다. 

먼저 염정아, 이태란, 오나라, 윤세아는 자녀 교육에 대해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가진 엄마들로 완벽하게 변신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얼굴 근육 하나까지 ‘한서진’으로 변신한 염정아와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태란의 활약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끌었다. 여기에 맛깔 나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 오나라와 우아한 엄마로 변신한 윤세아의 연기는 ‘SKY 캐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매력을 더했다는 평이다. 이처럼 흠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의 연기는 시청률 그래프에 이례적인 큰 변동을 불러온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 좌측부터) 윤세아, 오나라, 염정아, 이태란 등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JTBC 'SKY 캐슬'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사진 좌측부터) 윤세아, 오나라, 염정아, 이태란 등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JTBC 'SKY 캐슬'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독보적인 연기력을 자랑한 김서형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VVIP 입시 코디네이터로 분한 김서형은 드라마 ‘아내의 유혹’ 이후 10년 만에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노력으로 빚어낸 ‘김주영’ 캐릭터로 신드롬을 탄생시키기도. 

MBC 수목 드라마 ‘봄이 오나 봄’ 또한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1월 23일 첫 방송된 ‘봄이 오나 봄’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의 몸이 바뀌면서 두 여인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판타지 코미디다. 이유리가 MBS 보도국 사회부 기자 ‘김보미’ 역을, 엄지원이 인기스타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 ‘이봄’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봄이 오나 봄’은 두 여자의 몸이 바뀌는 것을 소재로 한 만큼 이유리와 엄지원의 활약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그만큼 이유리와 엄지원의 케미가 중요할 터. 실제 해당 작품은 이유리와 엄지원의 워맨스를 잘 살려냈다는 평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맛깔 나는 이유리의 믿고 보는 열연은 물론, 우아함 대신 털털함을 입은 엄지원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엄지원과 이유리, 두 여배우의 워맨스가 돋보이는 작품 MBC '봄이 오나 봄' / MBC '봄이 오나 봄' 방송화면 캡처
엄지원과 이유리, 두 여배우의 워맨스가 돋보이는 작품 MBC '봄이 오나 봄' / MBC '봄이 오나 봄' 방송화면 캡처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이 오는 8일 돌아온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대한민국 평균 여성 이영애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07년 시청자들과 첫 만남을 가진 ‘막돼먹은 영애씨’는 어느 덧 시즌 17을 맞이하며 ‘국내 최장수 시리즈물’로서 자리를 이어간다. 특히 이번에 방영되는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는 이제 막 엄마가 된 영애의 이야기가 그려질 것으로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주로 남성 배우가 주축이 되는 드라마 시장에서 평범한 여성 영애의 삶을 소재로 두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 원조 작품 중 하나다. 특히 ‘영애’ 역을 맡은 김현숙은 평범한 여성의 삶을 실감나면서도 유쾌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구가 중이다. 이에 ‘엄마’가 된 영애의 모습을 김현숙이 어떻게 그려낼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엄마가 된 영애의 이야기를 담은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 /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 티저 영상 캡처
엄마가 된 영애의 이야기를 담은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 /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 티저 영상 캡처

그간 전형적인 드라마에서는 남성 배우가 극의 중심에 서거나, 남녀 배우가 케미를 이뤄 스토리가 전개되는 형태가 대다수였다. 여배우가 극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작품이 유독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배우 김서형은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드(미국 드라마)에서는 ‘위기의 주부들’ 등 40대 여배우들이 이끄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가 그렇게 할 게 없나’ 싶다”며 “40대 배우든 50대 배우든 있는데 안 쓰는 것 같다. ‘무슨 잣대로만 보기에 우리가 할 게 없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물론 작품성에 있어서 남배우와 여배우 중 누가 극의 중심에 설 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넷플릭스(Netflix) 등 세계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들의 발달로 인해 시청자들의 수준은 높아지고 있으며, 계속 신선한 작품들을 요구하는 추세 속 고정화된 드라마 틀을 깨고 여배우를 중심으로 세운 것은 긍정적인 도전으로 해석된다. 드라마 중심에선 여배우들의 활약이 값진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