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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리버풀, 쿠티뉴 잘 팔았다
2019. 02. 08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리버풀을 떠났던 필리페 쿠티뉴. 하지만 그를 판 리버풀의 선택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AP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리버풀을 떠났던 필리페 쿠티뉴. 하지만 그를 판 리버풀의 선택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필리페 쿠티뉴. 리버풀 팬들에겐 애증의 이름이다. 스티븐 제라드의 뒤를 이어 리버풀을 이끌 스타로 기대를 모았지만, 씁쓸함을 남긴 채 떠나버렸다.

2012-13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리버풀에 합류한 쿠티뉴는 데뷔전부터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빠른 적응에 성공했다. 이후 시즌이 거듭할수록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스티븐 제라드가 떠난 리버풀 중원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고,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2017-18시즌을 앞두고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네이마르를 잃을 위기에 놓인 바르셀로나가 쿠티뉴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쿠티뉴와 리버풀의 관계가 흔들렸다. 이적설은 쏟아졌고, 실제 바르셀로나가 대형 제안을 건네기도 했다. 물론 리버풀은 ‘절대 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문제는 쿠티뉴의 마음이 떠나버렸다는 것. 바르셀로나행을 원한 쿠티뉴는 자신의 속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리버풀 팬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특히 시즌 초반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이유가 ‘태업’으로 드러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쿠티뉴의 이적은 리버풀의 완강한 반대 속에 무산됐다.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않던 쿠티뉴는 다시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팬들은 박수로 맞이했다.

그러나 한 번 균열이 발생한 관계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 쿠티뉴의 이적설은 다시 불이 붙었고, 곳곳에서 급박한 정황들이 포착됐다. 분명한 것은 쿠티뉴의 마음이 이미 떠났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쿠티뉴는 2,000억원이 넘는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리버풀을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모두가 쿠티뉴의 공백을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쿠티뉴는 지난 수년간 리버풀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쿠티뉴를 판 리버풀의 결단은 ‘좋은 선택’이었음이 입증되고 있다. 리버풀은 쿠티뉴를 통해 확보한 거액의 자금으로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와 골키퍼 알리송, 그리고 다재다능한 파비뉴, 나비 케이타, 세르단 샤키리 등을 영입했다. 이들 덕분에 수비 및 중원이 한층 탄탄해진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를 필두로 한 공격력까지 더해지며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쿠티뉴는 바르셀로나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복귀설 등 이적설도 끊이지 않는다. 네이마르, 이니에스타 등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2,000억원이 넘는 몸값에 맞는 임팩트가 없다.

쿠티뉴가 리버풀에 남았다면 어땠을까. 리버풀은 오랜 고민이었던 수비불안을 해결하지 못한 채 또 다시 2% 부족한 시즌을 보냈을지 모른다. 모하메드 살라의 활약 속에 쿠티뉴의 존재감도 예년만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마음이 떠나버린 쿠티뉴를 엄청난 이적료에 팔았고, 그 돈을 알차게 썼다. 이러한 선택의 결과는 올 시즌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쿠티뉴에겐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리버풀을 떠난 선택, 그리고 엄청난 몸값을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