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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극한직업’ 이동휘, 유독 빛나는 이유
2019. 02. 15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이동휘가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동휘가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왜 자꾸 장사가 잘 되는 건데!”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근무로 이중고에 시달리는 마약반 형사 5인방. 뜻밖의 대박이 터지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가게를 운영하느라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서 ‘정신줄’을 놓지 않는 이가 있었다.

마약반 5인방(고반장·마형사·장형사·영호·재훈) 중 유일한 정상인 영호. 작정하고 웃기는 코미디 영화에서 까딱하면 묻힐 수 있는 심심한 캐릭터지만, 영호에게는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배우 이동휘가 ‘뻔한’ 캐릭터를 ‘특별’하게 완성했기 때문이다.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수사극이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은 개봉 4주차인 오늘(15일)까지 단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려오지 않은 것은 물론, 누적관객수 1,359만981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영화 순위 4위에 올라있다.

이동휘는 ‘극한직업’에서 마약반의 고독한 추격자 영호 역을 맡았다. 아무리 치킨집에 손님이 몰아치고 일손이 부족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형사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동료들이 정신을 차리도록 현실을 자각시키는 인물이다.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지만, 이동휘는 영호를 결코 심심하지 않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극한직업’에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이하늬·공명·진선규·류승룡·이동휘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한직업’에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이하늬·공명·진선규·류승룡·이동휘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몰아치는 손님을 상대하느라 바쁜 마약반 동료들과 달리 홀로 수사에 매진하는 영호. 가게 건너편에 자리한 범죄조직 아지트를 진지하게 살피고, 범인의 뒤를 몰래 미행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영호의 열정적인 모습은 측은하면서도 코믹하다.

앞치마를 입고 닭을 들고 있는 팀원들을 향해 참다못해 “왜 자꾸 장사가 잘 되는 건데!”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격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혼자 진지하고 혼자 심각하게 애쓰는 영호의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며 아이러니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능청스러운 연기로 사랑받아온 이동휘는 ‘극한직업’에서는 비교적 힘을 뺀 연기로 영호를 소화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수염, 우중충한 패션 등 외형적인 변신도 감행했다. 지극히 정상인을 연기하면서도 코믹 본능은 잊지 않았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 ‘말맛’이 살아있었고, 진지함 속에서도 개그감을 잃지 않았다. 특히 영화 후반부 영호가 지나가던 조직원에게 테이프를 묶어달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동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완성된 명장면이다.

가벼운 코믹 연기의 진수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지함으로 중심을 잡아줬다.

그러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극한직업’에서 좀비 반장 고반장 역을 소화한 류승룡이 이동휘를 두고 한 말이다. 그 어떤 영화보다 배우들의 팀워크가 중요했던 ‘극한직업’에서 이동휘는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마약반 5인방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평범한 캐릭터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발산하며 밸런스를 완벽히 맞췄다. ‘극한직업’ 속 이동휘에게 유독 눈길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