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에이스 포그바. 그의 존재감은 팀의 승패를 좌우한다. 그만큼 리더로서의 자질이 요구된다. /뉴시스·AP
맨유의 에이스 포그바. 그의 존재감은 팀의 승패를 좌우한다. 그만큼 리더로서의 자질이 요구된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눈에 띄는 피지컬과 압도적인 이적료 및 연봉, 그리고 경기장에서의 존재감까지. 폴 포그바는 명실공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이스다. 하지만 에이스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자질인 ‘리더십’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포그바는 최근 PSG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의 강력한 견제 속에 팀 패배를 막지 못했고, 경기 막판 비매너 플레이로 퇴장까지 당했다. 결과와 내용, 매너에서 모두 최악의 모습을 보인 경기였다.

이날 PSG는 사실상 포그바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마르퀴뇨스에게 전담마크 역할을 부여했고, 풀백이 더 익숙한 다니 알베스를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해 포그바의 2중·3중 봉쇄했다. 이로 인해 포그바는 최근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제시 린가드와 앙토니 마르시알의 갑작스런 부상까지 겹치면서 맨유는 속절없이 패하고 말았다.

팀의 에이스에게 상대 팀의 강한 견제는 숙명과도 같다. 이를 얼마나 넘어서느냐가 관건이다. 자신에게 집중된 상대 수비를 역으로 활용하는 등 침착하고 냉철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는 에이스를 넘어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포그바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다.

포그바는 올 시즌 맨유 부진의 원흉이었다. 조세 무리뉴 전 감독과 끊임없는 잡음 속에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팀 성적도 실망스러웠다. 포그바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은 무리뉴 감독이 떠난 뒤다. 무리뉴가 떠난 직후 포그바는 180도 달라졌고 연일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사하며 맨유의 연승가도를 이끌었다.

비록 맨유 반등의 공신이 되긴 했지만, 이 역시 포그바의 리더 자질에 아쉬움을 남게 하는 대목이다. 포그바가 감독에 불만을 품고 태업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물론 감독에게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경기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이자 리더라면, 개인감정보단 팀 승리를 앞세울 줄 알아야 한다.

1993년생인 포그바는 이제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 어느 팀에 가더라도 에이스가 될 실력도 갖추고 있다. 그만큼 리더로서의 자질도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다.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100%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는 선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흥분하고 퇴장당하는 선수는 그 어떤 팀도 원하지 않는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 이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는 맨유에게 가장 절실한 것 중 하나는 걸출한 리더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포그바는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다.

키워드

#포그바 #맨유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