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해리 케인 복귀 이후 2연패에 빠졌다. /뉴시스·AP
토트넘이 해리 케인 복귀 이후 2연패에 빠졌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리그 최고의 공격수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팀은 그가 없는 사이에도 꿋꿋하게 연승행진을 달리며 우승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고의 공격수가 복귀한 뒤 2연패에 빠졌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타격이 큰 2연패였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리 케인, 그리고 토트넘의 이야기다.

지난 1월 중순 부상을 당한 해리 케인. 토트넘에겐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잠시 팀을 떠날 예정이었고, 다른 핵심선수들도 부상으로 공백을 빚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흔들렸다. 해리 케인이 빠진 직후 첫 경기에서 강등권 풀럼을 만나 고전했다. 하필 해리 케인을 대신해 나온 페르난도 요렌테가 자책골을 기록했는데,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극적인 연전골로 간신히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후 이어진 첼시와의 리그컵,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FA컵은 모두 패했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탄생했다. 예상보다 일찍 아시안컵을 마친 손흥민이 복귀한 것이다. 손흥민은 돌아오자마자 맹활약을 펼치며 위기의 토트넘을 승리로 이끌었다. 리그 3경기, 챔피언스리그 1경기 등 4경기에서 모두 골을 뽑아냈고, 토트넘은 4연승을 달렸다.

그 사이 선두경쟁을 펼치던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주춤하면서, 토트넘은 우승도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주포 해리 케인이 복귀하면 선두권과의 격차를 더욱 줄이고 역전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예상과 기대는 빗나갔다. 번리 전을 통해 해리 케인이 복귀했고, 그는 복귀전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결과는 1대2 패배였다. 이어진 첼시 전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항명 사태’로 어수선한 첼시를 만났지만, 0대2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해리 케인 없이도 잘 나가던 토트넘이, 해리 케인 복귀 이후 무너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해리 케인이 돌아온 뒤 토트넘의 공격은 톱니바퀴가 잘 맞물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리 케인이 없을 때 연속골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은 2경기 연속 침묵했다.

토트넘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해리 케인이 리그 정상급 공격수라는 데에는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심지어 흔치 않은 자국 공격수다. 하지만 한 명의 선수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더욱 중요한 것은 팀으로서 승리하는 일이다. 해리 케인을 잘 활용하는 것 못지않게 다른 선수들도 함께 살아날 수 있어야 한다.

공수양면에서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한 토트넘은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절대 놓쳐선 안 될 우승 적기다. 비록 이번 시즌은 어렵게 됐지만, 다음 시즌에도 같은 결과를 마주하지 않기 위해선 해리 케인 딜레마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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