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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돈] 부자가 되고 싶었다
2019. 03. 07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돈’(감독 박누리)이 베일을 벗었다. /쇼박스 제공
영화 ‘돈’(감독 박누리)이 베일을 벗었다. /쇼박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대표 ‘소배우’(소처럼 일하는 배우) 류준열이 첫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돈’(감독 박누리)이 베일을 벗었다. 영화 ‘부당거래’(2010)·‘베를린’(2013)·‘남자가 사랑할 때’(2014) 등의 연출부와 조감독을 거친 박누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유지태·조우진이 힘을 보탰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 ‘돈’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부자가 되고 싶었다.”

오직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분). 빽도 줄도 없는 지방대 출신, 수수료 0원의 그는 곧 해고 직전의 처지로 몰린다. 위기의 순간, 베일에 싸인 신화적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되고,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거래 참여를 제안받는다.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후 순식간에 큰돈을 벌게 되는 일현. 승승장구하는 일현 앞에 번호표의 뒤를 쫓던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조우진 분)이 나타나 그를 조여오기 시작하는데…

▲ 공감 부르는 일현의 선택 ‘UP’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 분)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돈’은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와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높은 현실의 벽 앞에서 매전 좌절하는 평범한 인물 일현이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만나 억 단위의 돈을 버는 인물로 변모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극적이다. 번호표와의 거래가 거듭될수록, 판이 커질수록 더해가는 위험과 금융감독원 사냥개의 추적이 시작되며 긴장감을 높인다.

‘돈’에서 평범한 금융맨 조일현 역을 맡은 류준열 스틸컷. /쇼박스 제공
‘돈’에서 평범한 금융맨 조일현 역을 맡은 류준열 스틸컷. /쇼박스 제공

큰돈의 유혹과 엄청난 대가, 많은 것을 걸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작전이지만 성공 후 맛보게 될 달콤함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주인공 일현의 모습은 그의 선택이 무엇일지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공감대를 자아낸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던진다.

주식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극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는 전개 방식도 좋다. 주식 브로커와 펀드 매니저 등 여의도와 증권가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면서도, 별다른 지식 없이도 관객들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한 전개 방식을 택했다. 여의도의 24시간을 스크린에 실감 나게 구현한 점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류준열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절망하는 일현의 모습부터 큰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잡는 과정에서의 조바심과 불안함, 큰돈을 만지게 된 후 자신감, 추적으로 인한 갈등과 불안까지 일현의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낸다. 67회차 촬영 중 60회차에 출연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분량을 소화한 그는 내레이션까지 완벽 소화하며 원톱 주연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유지태(왼쪽)과 조우진 스틸컷. /쇼박스 제공
‘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유지태(왼쪽)과 조우진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올드보이’(2003)부터 최근 ‘사바하’까지 여러 작품에서 악역을 연기했던 유지태는 ‘돈’에서는 또 다른 얼굴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리하면서도 묵직한 목소리 연기와 자연스러우면서도 당당한 카리스마, 한순간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모습까지 번호표 그 자체로 분해 극 전체의 긴장감을 끌고 간다. 금융감독원 수석검사 한지철로 분한 조우진은 협박과 공감, 작전과 인간적 호소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로 그가 가진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 심심한 맛 ‘DOWN’

금융 범죄를 다룬 영화 ‘돈’은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탓에 장르적 쾌감은 주지 못한다. 클릭 몇 번으로 억 단위의 돈이 오고 가지만, 컴퓨터로만 펼쳐지는 탓에 제대로 된 ‘돈맛’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한 전개 방식과 반전 없는 스토리 탓에 심심함을 느낄 수 있겠다.

류준열이 ‘돈’으로 첫 원톱 주연을 소화했다. /쇼박스 제공
류준열이 ‘돈’으로 첫 원톱 주연을 소화했다. /쇼박스 제공

◇ 총평

돈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영화 ‘돈’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흥미로운 스토리로 풀어내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 돈에 지배당하며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선사하며 돈이 인간을 지배해 버린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역대급 분량을 소화한 류준열은 원톱 주연 배우로서 제 몫 그 이상을 해내고, 첫 연출을 맡은 박누리 감독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출력을 자랑한다. 러닝타임 115분, 오는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