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이 영화 ‘돈’(감독 박누리)으로 쉴 틈 없이 돌아왔다. /쇼박스 제공
배우 류준열이 영화 ‘돈’(감독 박누리)으로 쉴 틈 없이 돌아왔다. /쇼박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올해만 벌써 두 작품이다. 지난 1월 말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을 선보인 뒤 두 달여 만에 또 한 편의 신작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스크린 속 그의 얼굴은 익숙하고 또 익숙하지만 어쩐지 질리지 않는다. 매 작품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을 멈추지 않기 때문. 영화 ‘돈’(감독 박누리)으로 쉴 틈 없이 돌아온 배우 류준열을 두고 하는 말이다.

류준열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영화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 분)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극중 류준열은 부자가 되는 꿈을 안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으로 분했다. 그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절망하는 일현의 모습부터 큰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잡는 과정에서의 조바심과 불안함, 큰돈을 만지게 된 후 자신감, 추적으로 인한 갈등과 불안까지 일현의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류준열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역대급 분량을 소화했을 뿐 아니라,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며 원톱으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해냈다.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최근 <시사위크>와 만나 “매 작품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류준열이 ‘돈’ 일현 캐릭터에 많은 공감을 했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류준열이 ‘돈’ 일현 캐릭터에 많은 공감을 했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기자간담회에서 조일현이라는 캐릭터에 본인의 모습이 많이 투영됐다고 했는데, 어떤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다. 돈을 벌었을 때와 못 벌었을 때의 모습이 가까운 지인과의 관계를 통해 표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싼 것을 가졌다가 싼 것을 가졌다가 하는 단순한 느낌보다 돈에 의해 변화하는 인간관계, 그 과정이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런 점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이 작품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지점이 있다면.
“시나리오가 재밌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였고, 일현 자체에 대한 공감이 많이 됐다. 일현과 가까운 나이이기도 하고 비슷한 시기를 보냈다.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관객들에게 잘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부분에 공감이 됐나. 금융권 이야기이고, 증권가 브로커 직업 특성 탓에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영화 전반적으로 있는 에피소드들이 공감이 됐다. 서울에서 7억으로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힘들었던 현실이 슬프기도 했고, 억이라는 숫자가 엄청 큰 숫자인데 영화에서는 적은 돈으로 표현이 되고 그런 부분이 공감이 많이 갔다. 남과 비교하는 삶이 속상하기도 했다. 조일현은 신입사원이자 청년이고 어른과 아이 중간에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는데 그 인물이 돈에 대해 느끼는 생각들이 공감이 됐고,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첫 원톱 주연 영화다. 분량도 많고 내레이션도 소화했다. 해내야 할 몫이 커서 남다른 감정이 들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다른 영화에 비해서 조금 무거웠다. 하지만 메인 롤에 대한 것보다는 이 영화를 하면서 느꼈던 지점들이 더 많았다. ‘영화를 찍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느꼈다. 영화라는 작업이 준비하면서 울고불고 힘들어하고, 잘 돼야 하고 안 되면 속상하고 그런 것에 집착을 하게 되는데, ‘돈’을 하면서는 ‘영화라는 게 별거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좋은 사람들 만나서 같이 작업하고 잘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또 다음 작업 준비하면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고, 그 추억이 소중했다. 또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 것 같아서 이 영화가 나한테는 큰 의미가 있다.”

류준열이 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
류준열이 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

-일현은 돈의 유혹에 넘어간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그런 유혹을 경험했을 것 같은데 중심을 잡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면.
“어둠의 유혹까지는 아닌데, 어떤 유혹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간이 되게 작다. 수습하려고 하는 능력도 없고 더 어려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에 대해 경계하라고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제일 빠른 길이 그래도 제일 정직한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거짓말은 계속 거짓말을 낳지 않나. 그걸 수습하는 게 더 힘들고 더 스트레스일 것 같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없어지듯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은 더 보람 있게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일현은 큰돈을 만지면서 변한다. 류준열도 배우로 성공을 거두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변한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나.
“데뷔 초창기에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순간이 있었다. 포인트가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은 계속 변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초심이라는 단어가 중요하지만, 인간은 더 나은 쪽으로 계속 변화를 해야 한다. ‘한결같다’는 단어가 낭만적인 단어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좋은 부분은 초심 그대로 갖고 가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가는 게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신인 시절과 비교해서 어떤 부분이 가장 변했나. 좋은 쪽으로 변화된 부분을 꼽자면.
“배려를 받아봐서 알게 된 것 같다. 배려를 받으니까 남들에게 배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해서 내가 크게 손해를 보거나 타격이 있어서 일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처럼 작은 배려가 큰 시너지를 발휘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플러스가 되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그런 게 손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그런 부분(배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된 것 같다.”

류준열이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쇼박스 제공
류준열이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쇼박스 제공

-작품을 내보일 때마다 관객들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떤 평가를 들었을 때 가장 만족스럽나.
“‘전보다 더 나은데? 좋아지고 있는데?’라는 평가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 ‘뺑반’보다 전에 촬영했다는 거다. ‘돈’이 더 늦게 개봉을 해서 ‘뺑반’보다 좋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하하. ‘좋아지고 있다’라는 말이면 충분하다. 지금은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60대, 70대가 됐을 때도 좋아지고 있다는 애기를 들으면 환상적일 것 같다. 그때를 위해서 지금부터 듣고 싶다.”

-류준열의 목표 혹은 꿈은 무엇인가.
“좋은 배우가 되는 거다. 계속 찾는 배우가 좋은 배우인 것 같다. 그건 단순히 ‘연기를 잘 한다’로 끝나는 게 아닌 것 같다. 그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면 정말 행복하고, 같이 있으면 신이 나고 영화를 만드는 재미가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 ‘이 배우랑 함께 하고 싶다, 연기도 되고 작품 할 때 너무 좋잖아’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사람 자체가 좋은 것이 좋은 배우인 것 같다. 배우의 가치관에 대해 학교에서 공부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 중 하나가 공동 작업이라는 거였다. 공동 작업의 의미를 항상 강조하는데, 인간관계나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등이 배우에게 가장 큰 덕목이고 중요한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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