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영화 ‘로망’(감독 이창근)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영화 ‘로망’(감독 이창근)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영화 ‘로망’(감독 이창근)을 통해 치매 부부로 만난 두 사람은 노년의 절절한 로맨스를 펼치며 마음을 흔들었다. ‘노배우’의 연기 열정은 그 무엇보다 뜨거웠다.  

‘로망’은 한평생 가족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 온 45년차 노부부가 동반 치매를 선고한 세월의 뒤통수에도 둘만이 간직한 부부의 첫 로망을 기억하며 생의 아름다움을 꽃피워내는 이야기다. 고령화 치매 사회를 담담히 직시하고 사랑이라는 따뜻한 솔루션을 환기하는 작품이다.

18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로망’은 노부부의 일대기와 그 연장선을 다시 시작하는 자녀 세대 부부의 모습을 통해 전 세대를 관통하는 삶과 가족 그리고 사랑에 관한 감동 메시지를 선사한다.

45년 차 노부부는 베테랑 배우 이순재(조남봉 역)와 정영숙(이매자 분)이 분했다. 연기 경력 도합 114년을 자랑하는 두 배우는 명불허전 독보적인 시너지를 발산하며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순재와 정영숙은 지난해 9월부터 투어공연으로 진행 중인 연극 ‘사랑해요 당신’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에서는 아내 주윤애(정영숙 분)가 치매에 걸리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그려냈던 두 사람은 ‘로망’에서는 함께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부부 역을 맡아 더 아릿한 로맨스를 선사한다.

이순재는 이날 언론배급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괴팍한 남편 조남봉 역을 맡았다”면서 “택시 기사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라 다양한 손님을 접대하면서 별일을 다 겪으니 거칠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가부장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라며 “그러나 가족애만은 분명하다. 이 드라마는 노부부가 평생 동안 살아온 사랑 이야기다. 여러 가지 형태가 있겠지만, 결국은 사랑이다. 그것이 바로 한 가정과 부부의 로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영화가 강조하는 것은 결정적 위기에 닥쳤을 때 같이 있을 사람은 부부밖에 없다는 거다”면서 “혹시 황혼 이혼을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라. 아내에게는 남편, 남편에게는 아내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로망이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영숙은 “우리 인생사에 드라마가 있듯이 알콩달콩 일생을 잘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진 이매자 역을 맡았다”면서 “살면서 삶의 역경을 겪는다. 딸의 죽음을 경험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사회적으로 풀리지 않는 아들을 향한 애잔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다. 또 남편은 가부장적이고 고집스럽지만 내조할 수밖에 없다. 속내를 표현하지 못하고 살다가 치매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역이 한계가 있다”라며 “작품을 보고 마음이 뭉클했다. 요즘  이런 휴먼 작품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핵가족 시대가 오고 치매라는 병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런 작품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노후도 생각하고, 젊은 세대들은 부모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순재와 정영숙의 마음을 울리는 연기 열정은 오는 4월 3일 개봉하는 영화 ‘로망’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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