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사랑하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눈이 부시게' 中에서-
JTBC ‘눈이 부시게’는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그리고 이남규·김수진 작가는 인생 드라마를 넘어 시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메시지를 남겼다.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가슴 속부터 차오르는 벅찬 눈물을 선사한 ‘눈이 부시게’,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작품이란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지난 2월 11일 첫 방송된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다고 알려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김혜자와 한지민이 ‘김혜자’ 역을 맡아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얻은 바 있다.
KBS 2TV ‘올드미스 다이어리’ JTBC ‘송곳’ 등을 통해 사람들의 섬세한 감정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뤄온 이남규·김수진 작가. 이번 작품을 통해 두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는 또 한 번 힘을 발휘했다.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라는 판타지적 장치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흥미도를 끌어오는 동시에 과거 혜자의 일들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 것. 25세의 ‘혜자’ 연기를 선보이는 김혜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무엇보다 ‘눈이 부시게’는 12일 방송에서 김혜자가 시계로 인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알츠하이머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충격을 자아낸 바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알츠하이머’ 질병 환자들이 역시 늘어나는 사회 속에서 이들의 시선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됨에 동시에 시청자들이 과거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끔 만드는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여기에 김혜자의 명품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의 울림을 극대화 시켰다는 반응이다.
‘눈이 부시게’는 갖가지 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시끄러운 시청자들에게 희노애락은 물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와 희망을 선사했다. 단순 타임킬링용 드라마가 아닌, ‘메시지’를 던진 것. 볼거리와 울림을 모두 선사한 ‘눈이 부시게’. 이 시대를 사는 시청자들이 열광할 수 없는 이유이자, ‘인생 드라마’라는 호평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