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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썬키스 패밀리] 뻔하지만, 특별하다
2019. 03. 25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썬키스 패밀리’(감독 김지혜)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썬키스 패밀리’(감독 김지혜)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발칙하고 유쾌한 가족 코믹극이 탄생했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감독 김지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홉 살 아이의 시선으로 가족의 의미와 성(性)을 이야기하며 가족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첫 상업영화 연출에 나선 김지혜 감독의 도전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삐그덕 쿵!’

결혼 20년 차에도 식을 줄 모르는 사랑을 나누는 뜨거운 부부 준호(박희순 분)와 유미(진경 분). 이들의 두 자녀 아들 철원(장성범 준)과 딸 경주(윤보라 분)는 성인이 됐지만 뜻밖의 신체적 문제로 사랑을 하는 것이 세상 어렵다.

늦둥이 막내딸 진해(이고은 분)에게는 매일 밤 부모의 침실에서 들려오는 소리 ‘삐그덕 쿵’이 ‘가족의 행복전선 이상무’를 알리는 신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아빠의 친구라는 예쁜 아줌마 미희(황우슬혜 분)가 이사를 오고 엄마의 불같은 오해가 시작되는데… 그날 밤부터 ‘삐그덕 쿵’ 소리가 멈추고 가족의 행복발전소 가동이 멈췄다!

▲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성(性) ‘UP’

‘썬키스 패밀리’는 아빠의 예쁜 ‘여사친’ 등장으로 엄마의 오해가 시작된 후 사라진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막내딸 진해의 유쾌한 대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뜨겁게 사랑하는 한 가족과 사랑이 넘치는 또 다른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썬키스 패밀리’는 색다른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며 신개념 가족 코미디의 탄생을 알린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아홉살 진해 역을 소화한 아역배우 이고은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썬키스 패밀리’에서 아홉살 진해 역을 소화한 아역배우 이고은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속 가족은 여느 가족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 아빠 준호와 엄마 유미는 결혼 20년 차에 도 여전히 꿀이 떨어지고, 첫째 철원과 둘째 경주는 성인이 됐지만 뜻밖의 문제로 사랑을 하지 못해 고민이다. 그리고 이들의 조금 특별한 사연은 아홉 살 진해의 맑은 시선으로 그려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성(性)’을 대하는 가족의 태도가 눈길을 끈다. 아홉 살 진해가 아빠와 엄마가 사랑을 나누는 것을 ‘삐그덕 쿵’으로 표현하거나, 여자친구와의 고민을 아빠와 솔직하게 상의하는 철원의 모습, 아이들 앞에서도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는 준호와 유미의 모습이 그렇다. 부부가 손만 잡고 다녀도 불륜으로 오해를 받고, 많은 청소년들이 성 문제에 있어서만은 부모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익숙한 터라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15세 관람가에 맞는 적정선을 잘 유지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섹시 코미디 영화를 탄생시켰다는 점도 강점이다. 영화를 본 후 가족과 함께 생각해보고, 나눌 색다른 이야깃거리가 생길 듯싶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첫째 철원으로 분한 장성범(왼쪽)과 둘째 경주 역을 연기한 윤보라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썬키스 패밀리’에서 첫째 철원으로 분한 장성범(왼쪽)과 둘째 경주 역을 연기한 윤보라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썬키스 패밀리’는 뮤지컬 영화가 아님에도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가족들의 댄스 퍼레이드가 담겨있어 극에 생기를 더한다. 퇴근길 아내를 마중 나간 준호가 유미와 커플 댄스를 선보이고, 철원·경주·진해와 엮여 코믹한 율동을 이어간다. 특히 박희순은 연체동물을 연상시키는 듯한 희한한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엔딩 파티 장면에서 배우들의 각양각색 춤사위도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배우들은 진짜 가족 같은 ‘케미’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준호로 분한 박희순은 필살 애교에 열정적인 댄스 등 몸 개그까지 펼치며 반전 매력을 과시한다. 진경은 엉뚱한 데다 애교까지 넘치는 아내 유미로 인생 캐릭터를 예고한다. 20년 차에도 여전히 뜨거운 부부로 분한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으로 극을 이끈다.

첫째 철원으로 분한 장성범과 둘째 경주로 분한 윤보라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제 몫을 해낸다. 겉으로는 툴툴대지만 마음에는 가족애가 가득한 츤데레 매력으로 현실 남매 ‘케미’를 자랑한다. 그리고 막내 진해로 분한 아역배우 이고은은 톡톡 튀는 연기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등장하는 모든 순간 미소를 유발한다. 아빠의 여사친 미희 역을 맡은 황우슬혜와 순정남 양사장을 연기한 정상훈도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며, ‘깨알 웃음’을 안긴다.

▼ 예상한 대로 ‘DOWN’

거창한 스토리와 화려한 볼거리, 자극적인 소재 등을 다룬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썬키스 패밀리’는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갈등의 시작과 화해까지의 과정 등 해피엔딩을 향한 전개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점도 아쉽다. 또 몇몇 장면에서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할지도 모르겠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진경(왼쪽)과 박희순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썬키스 패밀리’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진경(왼쪽)과 박희순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총평

김지혜 감독은 ‘썬키스 패밀리’를 통해 건전한 사랑문화에 대한 소신을 이야기한다. 가족의 성에 대해 감추는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부모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소통하는 것이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썬키스 패밀리’는 아홉 살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담아내며 순수하면서도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뻔한 결말에도 ‘썬키스 패밀리’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러닝타임 105분, 오는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