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화제성을 얻고 있는 TV CHOSUN '미스트롯' / TV CHOSUN 제공
뜨거운 화제성을 얻고 있는 TV CHOSUN '미스트롯' / TV CHOSUN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날로 뜨거워지는 대한민국 트로트 열풍에 활약을 더하고,

제2의 트로트 전성기를 이끌 차세대 트로트 스타를 배출하기 위한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이 탄생하다.

-‘미스트롯’ 프로그램 소개中-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최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타이틀로 TV CHOSUN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 뜨거운 화제성을 얻고 있는 것. 지난 4일 방송된 ‘미스트롯’은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KBS 2TV ‘해피투게더4’(3.6%)를 제치고 목요일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물론 ‘미스트롯’이 트로트와 오디션 프로그램을 결합시킨 신선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호평을 보내고 있다. 다만 일부 시청자들은 그간 선보여졌던 오디션 프로그램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한 활약이라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수많은 음악 장르들 중 트로트는 유독 ‘행사용 음악’이라는 대중의 선입견이 짙다. 이는 많은 이들이 트로트를 가벼운 음악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인기 트로트 가수 홍진영은 <뉴스엔>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로트 여자 가수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주변의 선입견을 가진 시선들과 제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이라고 힘듦을 토로한 바 있다.

이러한 까닭에 ‘미스트롯’이 트로트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엿보게 만들고, 이로서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는 역할을 할지에 대해 궁금증과 기대감이 모아졌던 바. 하지만 ‘미스트롯’은 기대감과는 정반대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 당기고 있다.

미스코리아 대회를 방불케 했던 '미스트롯' 1회 / TV CHOSUN '미스트롯' 방송화면 캡처
미스코리아 대회를 방불케 했던 '미스트롯' 1회 / TV CHOSUN '미스트롯' 방송화면 캡처

첫 방송부터 우려감을 자아낸다. 지난 2월 28일 첫 방송된 ‘미스트롯’은 미스코리아 대회를 연상케 만드는 오프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차려입은 100명의 출연자들이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참가한 출연자들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됐으며, 대학부, 현역부, 고등부, 직장부, 걸그룹부 등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면 저마다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해 보이는 방식으로 첫 회 시청자들과 눈도장을 찍었다.

팽팽한 오디션 대결 속에서도 아쉬움은 계속된다. 출연자들은 노출이 심한 자극적인 옷차림은 물론 유혹하는 듯한 퍼포먼스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성 상품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트로트 이미지 변신에 대한 아쉬움은 출연자들을 판정하는 마스터들과도 연관돼 있다. 장윤정을 비롯해 신지‧노사연‧박현빈 등 실력파들이 마스터 멤버로 속해 있는 한편, 붐‧차오루‧박명수 등 전문성이 부족한 멤버들이 속해있는 것. 이에 냉정한 평가가 아닌 ‘감정에 의존한 주관적인 평가’의 색이 강하다는 시청자들의 평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

선정성 부분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미스트롯' / TV CHOSUN '미스트롯' 방송화면 캡처
선정성 부분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미스트롯' / TV CHOSUN '미스트롯' 방송화면 캡처

최근 정덕현 평론가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디션에 걸맞지 않은 심사위원에게 오디션에 올라오는 분들의 절실함을 맡길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트로트가 가진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나 음악적 가치를 빼고 우리는 흔히 ‘뽕짝’이라 이야기하는 인식 틀 안에서 트로트를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디션을 이런 방식이 아니라 조금 더 세련된 형태로 음악에 집중해서 했다면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를 달리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잘못된 선입견을 깰 수 있었을 텐데 ‘미스트롯’은 오히려 편견을 재생산하고 있다. 지금 대중의 의식이나 감수성을 외면하고 단지 시청률이 높다는 것만으로 큰 성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제2의 트로트 전성기를 이끌 차세대 스타를 원한다고 밝힌 ‘미스트롯’. 진정 제2의 트로트 전성기를 이끌 스타를 원한다면 선정성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음악성을 지님과 동시에 트로트에 변화를 이끌 사람을 찾는 것이 맞지 않을까. ‘미스트롯’의 제작의도를 다시금 되새겨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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