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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두산 베어스와 양의지, ‘적’으로 만나다
2019. 04. 08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첫 타석에 들어서며 잠실 홈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는 양의지. /뉴시스
첫 타석에 들어서며 잠실 홈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는 양의지.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두산 베어스의 안방을 지켰던 양의지. 그가 정규시즌 처음으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을 방문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지난 주말 3연전, 두산 베어스는 NC 다이노스를 잠실에서 맞이했다. 잠실을 찾은 공룡군단 중엔 양의지도 있었다. 열 시즌 동안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던 양의지를 적으로 마주한 것이다.

경기 전, 양의지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두산 베어스의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다. 잠실에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양의지의 모습은 확실히 어색했다. 그의 이적을 새삼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3연전의 첫 경기에서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양의지는 2회초 첫 타석에 들어섰다. 양의지는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두산 베어스 홈팬들이 있는 방향으로 세 차례 깍듯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곤 멋쩍은 웃음을 연신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글러브로 받는 것이 일상이던 두산 베어스 투수의 공을 배트를 들고 상대하게 된 양의지는 첫 타석부터 장타를 폭발시켰다. 외야로 시원한 타구를 날린 뒤 2루까지 질주한 것이다. 2루에서도 양의지는 어색한 듯 옅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렇게 두산 베어스를 적으로 만난 양의지는 3연전 내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1차전에서는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루친스키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끌어냈다. 2차전엔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했는데, 이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NC 다이노스가 2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한 8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한 양의지는 희생플라이를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렸다. 이후 두산 베어스가 1점을 추격하면서 양의지의 타점은 더욱 가치를 지니게 됐다. 4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3차전에서는 5번 타석에 들어서 3안타 1볼넷 2타점의 특급활약을 선보였다. 포수로서도 정수빈의 도루를 저지하고, 5명의 투수를 성공적으로 리드하며 군더더기 없는 활약을 펼쳤다.

양의지의 활약에 힘입은 NC 다이노스는 주말 잠실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웃었다.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스윕에 성공한 것은 2015년 5월 28일 이후 무려 1,410일 만의 일이었다. 심지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잠실에서 스윕에 성공한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다. ‘양의지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양의지의 활약을 지켜봐야했던 두산 베어스는 속이 쓰릴 법하다. 양의지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박세혁은 이번 3연전에서 8번 타석에 등장해 1안타 2볼넷에 그쳤다. 백업포수 장승현도 4번의 타석에서 1안타만 기록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두 포수는 세 경기 모두 초반에 실점을 허용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여러모로 양의지의 존재감에 뒤쳐졌다.

두산 베어스와 양의지의 다음 만남은 다음달 중순 양의지의 ‘새 집’에서 펼쳐진다. 양의지가 새로운 ‘두산 베어스 킬러’로 자리매김 할지, 아니면 두산 베어스가 설욕에 성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