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추자현 / JTBC '아름다운 세상' 방송화면 캡처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추자현 / JTBC '아름다운 세상'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엄마가 바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엄마라는 연기는 정답이 없다. 겸손하게 연기하고 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 제작발표회에서-”

추자현은 ‘아이를 낳는다고 바로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엄마’의 힘은 달랐다. 9년 만에 배우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엄마’ 추자현의 이야기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JTBC ‘아름다운 세상’은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추자현은 아들의 사건 뒤에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해 불의에 맞서 온몸으로 투쟁하는 여자 ‘강인하’ 역을 맡았다. 

지난 주 정체를 첫 공개한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폭력을 방관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으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엔 학교 폭력으로 아들을 잃을 위기에 놓인 엄마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추자현의 열연이 있었다.

아들을 잃을 위기에 놓인 엄마 연기를 깊이 있게 소화해낸 추자현 /  JTBC '아름다운 세상' 방송화면 캡처
아들을 잃을 위기에 놓인 엄마 연기를 깊이 있게 소화해낸 추자현 / JTBC '아름다운 세상' 방송화면 캡처

9년 만의 한국 드라마 복귀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추자현은 밀도 있는 감정 연기로 안방극장을 가득 채웠다. 평범한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아들의 사고에 무너져 내리는 엄마의 내면을 짙게 그려낸 것. 마치 세상이 멸망한 듯 우는 추자현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아들이 뛰어내린 자리에서 엎드려 통곡하는 추자현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시켰다.

‘엄마’는 강했다. 추자현은 기본적인 통신내역조차 확인하지 않고 자살미수로 경찰이 급히 결론을 내리자 담당 경찰관에게 “경찰이 할 일을 안 하겠다면 저희가 할겁니다. 저희가 꼭 밝혀낼 겁니다. 백년이 걸리던 천년이 걸리던, 아니 죽어서도 내가 꼭 밝혀내서 당신이 얼마나 무능한 경찰인지 증명해 보일겁니다”라고 독기 어린 눈빛으로 외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아들의 죽음에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린 학부모에게 “생각이 없는 건 애들이 아니고 어른들이죠. 정미 어머니 같은 어른들이요. 남의 집 불구경 재밌고 신나세요?”라고 눈물을 삼키며 일침을 가해 시청자들의 마음 한켠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6월 아들을 출산하며 엄마가 된 추자현. 역시 엄마는 달랐다.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구축해나간 것. 더욱이 학교 폭력 피해자 부모 캐릭터를 심도 있게 그려내며 추자현은 공감대까지 형성했다. 빈틈을 찾을 수 없는 추자현의 내면 연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자, ‘9년 만의 복귀’보다 ‘엄마 추자현의 복귀’ 타이틀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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