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마동석·김성규·김무열 / 뉴시스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마동석·김성규·김무열 /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악과 악’이라는 신선한 설정과 강렬한 캐릭터, 짜릿한 액션으로 무장한 범죄 액션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이 관객과 만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된 배우 마동석을 필두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 중인 배우 김무열과 김성규가 열연을 예고했다.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 장동수(마동석 분)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정태석(김무열 분),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손잡고 놈을 쫓으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악인전’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악인으로 상징되는 조직 보스가 한순간에 피해자가 되고, 선인으로 상징되는 형사는 가장 큰 악인을 잡기 위해 악인과 손잡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원태 감독은 선과 악이 대결해서 선이 이기는 권선징악의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나 악과 악이 대결하는 모순적 상황을 통해 인물의 갈등과 장르적 재미를 전하고 싶어 ‘악인전’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악인전’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 /뉴시스
‘악인전’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 /뉴시스

이 감독은 9일 진행된 ‘악인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영화에 대해 “선과 악이 대결하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악과 악이 대결하는 비일반적이고 모순적인 상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 세상에서 선악의 절대적인 가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윤리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서 윤리와 비윤리의 기준이 바뀔 수도 있다. 그게 사람 사는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고민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완성한 시나리오는 충무로 대표 ‘소배우’(소처럼 일하는 배우) 마동석의 마음을 흔들었다. 마동석은 “처음부터 잘 만들어진 시나리오였다”고 전했다. 그는 “세 명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센 캐릭터들이 나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균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게 잘 놓여있어야 긴장감이나 배우들의 시너지 등이 최대한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원태 감독이) 이런 부분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각본을 썼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쓰여진 시나리오였다”라며 “너무 재밌었고 균형도 훌륭하게 잡혀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악인전’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은 연쇄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조직 보스 장동수 역을 맡았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액션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해왔다.  자신 혹은 주변을 위협하는 대상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파워풀한 캐릭터는 마동석의 전매특허이자 그만이 소화할 수 있는 독보적 영역이다. 여기에 거친 외면과 달리 속은 따뜻한 인간미까지 더해져 마동석은 ‘마블리’ ‘마요정’ ‘마요미’ 등 다양한 수식어를 얻었다.

그러나 ‘악인전’에서는 ‘사랑스러움’을 벗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카리스마와 고난도 액션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마동석은 “웃음기가 전혀 없다”라며 “살벌하고 조여들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상황들이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도 액션 장르에 속해있지만, 캐릭터의 결은 많이 다르다”라며 “내가 나를 표현하는 전형적인 연기와는 다른 극대화된 뭔가가 있다. 결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고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동석이 ‘악인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통쾌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뉴시스
마동석이 ‘악인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통쾌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뉴시스

이원태 감독은 ‘마동석표 액션’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마동석이 어렸을 때부터 복싱을 해서 기본자세가 되게 멋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액션이 합이 정말 많은데 수십 명과 싸우는 장면 같은 경우는 합과 동선이 엄청 복잡하다”라더니 “그런데 마동석은 보고 딱 그대로 해내더라. 놀라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마동석과 함께 고난도 액션 장면을 소화한 김무열은 “입고 있던 가죽점퍼가 다 찢어진 적도 있다”면서 “무서웠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마동석의 액션을 실제로 보고 순간적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주먹이나 몸놀림, 액션 선이 정말 멋있었다. 많이 배웠다”고 감탄했다.

김무열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 보스와 손잡는 것도 개의치 않는 강력반 미친개 정태석을 연기한다. 그는 “강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자존심도 강하고 성격도 강하고 정의감이 강한 형사다. 평소 치를 떠는 범죄자와 손을 잡고 연쇄살인범을 쫓게 되는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악인전’에서 형사 정태석으로 분한 김무열(왼쪽)과 연쇄살인범 K 역을 맡은 김성규. /뉴시스
‘악인전’에서 형사 정태석으로 분한 김무열(왼쪽)과 연쇄살인범 K 역을 맡은 김성규. /뉴시스

김무열은 정태석으로 완전히 분하기 위해 체중을 15kg 증량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열은 “상대역인 마동석에게 뒤지지 않기 위함이었냐”는 사회자 박경림의 질문에 “그런 것도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마동석이)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워낙 높다고 생각을 했다”라며 “극중 장동수와 정태석의 갈등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봤을 때 힘으로 아주 밀리지는 않겠다 정도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김무열은 외적 변신뿐 아니라 실제 형사들을 만나고 관련 자료들을 검색하며 형사 정태석과 하나가 돼갔다. 그는 “그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실제 사건이나 범죄를 대하는 태도나 심경에 대해 알고 싶었다”라며 “굉장한 집요함이 있더라. 한 사건이나 범인을 쫓을 때 잘 때도 그 꿈을 꾸고, 누구든 그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병적으로 지낸다고 하더라. 그러한 점을 정태석을 표현하는데 많이 착안했다”고 말했다.

겁 없이 마동석을 건드린 연쇄살인마 K는 영화 ‘범죄도시’(2017),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019)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김성규가 맡았다. 극중 K는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고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물이다. 김성규는 체중을 감량해 날카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다양한 작품과 다큐멘터리를 보며 연쇄살인마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김성규는 “연쇄살인마 K는 희미했다”라며 “증거나 흔적 범행 대상을 고르는 규칙도 알 수 없고, 불규칙하게 아무 대상이나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서로 쫓고 쫓기는 상황들을 두려워하기보다 즐긴다. 끝을 모르고 폭주하는 살인마”라고 소개했다. ‘범죄도시’ 양태, ‘킹덤’ 영신 등 맡은 역할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는 “전작 캐릭터들도 강렬했지만, 내가 봐도 ‘악인전’ K는 진짜 강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성규와 함께 호흡을 맞춘 마동석은 ‘충무로를 대표할 만한 또 한 명의 연쇄살인마가 나왔다’고 극찬했다. 마동석은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영화들을 보면 항상 다른 작품하고 비교가 되거나 혹은 자기 자신이 그 역할을 하면서 깨나가야 한다는 압박감도 생긴다”라더니 “(김)성규가 자유롭게 자기 것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새로웠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동안 봤던 것과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면서 “영화가 끝나고 나면 김성규의 눈이 기억에 남을 거다”라고 예고, 기대를 모았다. 

‘악인전’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왼쪽부터)마동석·김성규·김무열·이원태 감독 /뉴시스
‘악인전’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왼쪽부터)마동석·김성규·김무열·이원태 감독 /뉴시스

마지막으로 이원태 감독은 “범죄액션이라는 영화적 재미와 현실에서 부딪히게 되는 선과 악에 대한 묵직한 주제 의식을 함께 가진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그것을 목표로 좋은 배우와 만들었다. 많은 기대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동석도 “가족영화도 좋아하지만, 세고 통쾌하고 스릴감 있는 시원한 액션 영화도 한 편씩 즐기면 좋을 것 같다”면서 “매 작품마다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이번 작품은 특히 목숨을 걸고 열심히 촬영했다. 재밌게 봐주길 바란다”고 ‘악인전’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믿고 보는’ 마동석의 통쾌한 액션 연기와 김무열·김성규의 강렬한 변신은 오는 5월 개봉하는 ‘악인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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