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돌연 휴가를 떠난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도 취소될 예정이다. 사진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물 마시는 손학규 대표. /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돌연 휴가를 떠난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도 취소될 예정이다. 사진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물 마시는 손학규 대표.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거취 문제’를 요구받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돌연 12일 휴가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도 순차적으로 취소됐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손학규 대표께서 오늘(10일) 4·3 재·보궐선거 이후 제대로 쉰 적이 없어 하루 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원내대표단의 상해출장으로 최고위를 열어도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없기 때문에 개최에 큰 의미가 없다는 취지였다. 이 관계자는 “휴식 외에 손학규 대표로부터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은 다르다. 4.3 재보선 참패 후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손 대표가 휴가기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대표가 거듭 대표직 유지에 뜻을 밝힌 만큼, 자진사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도 손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아울러 거취 표명을 이유로 최고위 출석을 거부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에 대해 복귀를 요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당의 화합을 위해 최고위원들이 다시 (최고위에) 참여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손 대표를 향해 “(4·3재보궐선거 참패로 바른미래당은) 핵폭탄급 참사를 입었다. (이렇게 된 이상) 지도부가 사퇴하고 다음 전당대회나 아니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와 하태경·권은희 최고위원은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손 대표는 사퇴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거취 표명을 하지 않는 데 대해 지난 2011년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불명예 사퇴를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그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참패한 뒤 홍준표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버티다가 결국 3명의 최고위원 동반 사퇴로 홍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현 바른미래당 상황에 비춰볼 때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할 경우, 손학규 대표 역시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손 대표를 비롯해 3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김관영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3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할 경우 당헌당규상 현 지도부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손 대표가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면 최고위 체제는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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