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에서 절절한 모성 연기를 펼친 김해숙 스틸컷. /영화사 오원 제공
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에서 절절한 모성 연기를 펼친 김해숙 스틸컷. /영화사 오원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김해숙이 절절한 모성 연기로 스크린을 흔든다. 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을 통해서다.   

‘크게 될 놈’은 헛된 기대만 품고 살아온 끝에 사형수가 된 아들 기강(손호준 분)과 그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생애 처음 글을 배우는 까막눈 엄마 순옥(김해숙 분)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드라마다.

극중 김해숙은 사형수 아들을 둔 섬마을 까막눈 엄마 순옥 역을 맡았다. 10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크게 될 놈’에서 김해숙은 구수한 사투리 연기와 함께 따스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아들이 사형수가 된 이후 밀도 높은 감정선을 완벽하게 그려내 감탄을 자아낸다. 투박하지만 속정 깊은 엄마 순옥으로 완전히 분해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입증한다.

연출을 맡은 강지은 감독은 이날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해숙 캐스팅 비하인드스토리를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강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제작에 들어갔을 때 엄마 역에 딱 한 분밖에 생각이 안 들었다”라며 김해숙을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PD랑 상의했을 때 ‘하실까?’라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주지도 못했다고 하더라”라며 “그런데 왠지 (김해숙) 선생님이 하실 것 같았다. 시나리오 받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하셨다. 그때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46년 차 국민배우 김해숙은 오랜 연기 경력만큼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다양한 어머니상을 선보이며 ‘엄마의 장르화’ 중심에 섰다. 무수히 많은 엄마 역할을 소화했지만, 김해숙은 매 작품 두렵다고 털어놨다.

김해숙은 “다양한 엄마 역할을 해왔지만, 항상 새로운 엄마 역을 할 때는 굉장히 두렵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형 집행을 당하는 아들을 살리려는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 그 마음에 조금 더 다가가도록 신경을 썼던 것 같다”라며 “엄마들이 다 다르고 각자의 모정이 다르듯, 순옥이 처한 상황에서의 모정은 또 다른 게 있더라. 그런 점이 가슴 깊이 와닿았고, 중점을 두고 연기했던 부분이다”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던 과정을 언급했다.

아들 기강으로 분한 손호준은 김해숙의 열연에 저절로 몰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숙과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김해숙) 선생님이 갖고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라며 “같이 대면해서 연기를 할 때면 항상 어머니가 앞에 계셨다. 정말 어머니처럼 잘 해주셔서 당연히 몰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극을 이끈 김해숙은 영화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가장 쉽고 작은 게 가장 어려울 수 있듯, 저희 영화가 무슨 사연이나 큰 사건은 없다”라며 “그저 작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런 작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영화로 많이 만들어지고, 많은 분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숙·손호준 등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크게 될 놈’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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