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탈리아를 대표해 유럽 무대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인터밀란과 AC밀란이 모처럼 동반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뉴시스·AP
한때 이탈리아를 대표해 유럽 무대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인터밀란과 AC밀란이 모처럼 동반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주세페 메아차, 혹은 산 시로가 다시 유럽 챔피언스리그로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을까. 같은 홈구장을 공유하는 ‘밀란 형제’ 인터밀란과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동반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성사된다면 8년 만의 일이 된다.

인터밀란과 AC밀란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리에A를 대표하며 유럽을 호령한 바 있다. 2002-03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열 시즌 동안 단 한 시즌만 빼고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했다. 이 중 8번은 함께 16강에 이름을 올렸고, 2002-03시즌엔 나란히 4강에 올라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이 기간, 인터밀란은 2009-10시즌에 우승을 차지했고, AC밀란도 2002-03시즌과 2006-07시즌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밀란 형제’에게 암흑기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먼저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인터밀란이다. 세리에A에서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경쟁에 빠지지 않던 인터밀란은 2011-12시즌 6위로 떨어진데 이어 2012-13시즌엔 9위로 추락했다. 이후 순위도 5위, 8위, 4위, 7위, 4위로 들쑥날쑥했고, 유벤투스의 독주 속에 우승경쟁에서 멀어졌다.

유벤투스의 연속우승 이전 마지막 우승팀인 AC밀란도 2013-14시즌 8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듬해인 2014-15시즌엔 아예 10위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7위, 6위, 6위의 실망스러운 시즌이 이어졌다.

두 팀의 이러한 행보는 자연스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존재감 상실로 이어졌다. 두 팀이 함께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것은 2011-12시즌이 마지막이다. 이후 인터밀란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고, AC밀란도 2013-14시즌을 끝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인터밀란과 AC밀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사라진 이후 세리에A의 위상 또한 급격히 낮아졌다. 2017-18시즌까지만 해도 본선진출 티켓이 3장만 주어지는 등 굴욕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2018-19시즌부터 세리에A에게 티켓 4장이 주어지고 있다. 만약 인터밀란과 AC밀란이 나란히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경우 모처럼 챔피언스리그 동반 진출이 가능하다.

때마침 인터밀란과 AC밀란은 올 시즌 현재 나란히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위 인터밀란은 승점 57점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 안정권에 들었다. AC밀란은 5위 아탈란타와 승점이 같고, 8위 토리노와의 차이도 3점에 불과해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세리에A가 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밀란 형제’는 동반 복귀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남은 7경기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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