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맥과이어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노히트노런을 완성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 라이온즈의 맥과이어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노히트노런을 완성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개막전의 중책을 맡은 외국인 용병투수라기엔 결과가 너무 참혹했다. 3.2이닝 동안 3개의 홈런을 포함한 8개의 안타와 볼넷 5개를 허용했고, 내준 점수는 7점에 달했다. 모두 본인의 자책점이었다.

주인공은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 합류한 덱 맥과이어다.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개막전 데뷔전을 치른 직후 그의 평균자책점은 17.18의 잔혹한 숫자였다.

다행히 두 번째는 달랐다. 강팀 두산 베어스를 만나 5이닝 동안 1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안타는 3개만 내줬고,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맥과이어는 기세를 더 이어가지 못했다. 기아 타이거즈를 상대로 3.2이닝만 소화하며 6실점(3자책점)을 기록한데 이어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5실점(5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원성은 높아졌다. 시즌 초반 실패한 외국인 용병 케이스로 분류됐고, 서둘러 교체해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런데 맥과이어는 또 달라졌다.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다섯 번째 등판에 나선 그는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만,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은 탓에 마수걸이 첫승은 손에 쥐지 못했다. 첫 5경기 성적표도 2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1선발 외국인 용병투수와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일까. 심기일전한 맥과이어는 마치 화풀이를 하듯 충격적으로 첫승을 따냈다. 지난 21일 한황 이글스를 상대로 첫승에 성공했다. 그것도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면서 말이다.

9이닝을 홀로 모두 책임진 맥과이어는 안타는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무려 13개르 잡아냈다.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기록한 것이 허용한 출루의 전부였다.

38년 KBO리그 역사상 14번째 나온 노히트노런이다. 마지막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은 2016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마이크 보우덴이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노히트노런은 더 많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무려 1990년이 마지막으로, 주인공은 이태일이었다.

맥과이어의 활약에 타선 또한 응답했다. 4회초에만 7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고, 최종적으로 16점이나 얻어냈다.

KBO리그에 한 획을 그은 맥과이어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개막전의 참혹한 성적일까, 노히트노런의 영웅일까. 양 극단을 보여준 맥과이어의 남은 시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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