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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배심원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2019. 05. 07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 CGV아트하우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재판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의 이야기다.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 배우들의 열연을 앞세워 극장가 공략에 나선다.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강세 속 ‘배심원들’이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2008년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 모두에게 그날은 처음이었다!

국민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초의 재판이 열리는 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8명의 보통 사람들이 배심원단으로 선정된다.

대한민국 첫 배심원이 된 그들 앞에 놓인 사건은 증거·증언·자백도 확실한 살해 사건. 양형 결정만 남아있던 재판이었지만 피고인이 갑자기 혐의를 부인하며 배심원들은 예정에 없던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과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께해야 하는 재판부. 모두가 난감한 상황 속 원칙주의자인 재판장 준겸(문소리 분)은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끌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일삼는 8번 배심원 남우(박형식 분)를 비롯한 배심원들의 돌발 행동에 재판은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배심원들’에서 8인의 배심원단으로 분한 (왼쪽부터) 백수장·김미경·윤경호·서정연·조한철·김홍파·조수향·박형식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제공
‘배심원들’에서 8인의 배심원단으로 분한 (왼쪽부터) 백수장·김미경·윤경호·서정연·조한철·김홍파·조수향·박형식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제공

▲ 신선한 소재+다채로운 캐릭터 ‘UP’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0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처음 8인의 배심원들은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재판이 거듭될수록 누군가를 심판한다는 행위의 무게감을 느끼며 점점 최선을 다한다. 법에 대해 알지 못하고,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그들의 모습은 평범한 우리 그 자체를 대변하며 공감대를 자극한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돌발 행동으로 재판이 지연되자 난감하기만 하다. 그러나 끝까지 배심원단의 평결을 기다리며 그들과 함께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영화는 재판부와 배심원단의 갈등 속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쾌하게 담아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유무죄 추론의 재미까지 더하며 쫄깃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진심을 다하는 재판부와 배심원단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감동과 함께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배심원들’에서 재판장 김준겸 역을 맡은 문소리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제공
‘배심원들’에서 재판장 김준겸 역을 맡은 문소리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제공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다채로운 캐릭터들이다. 먼저 첫 국민참여재판을 이끄는 재판장 김준겸은 법과 원칙에 충실한 인물이다.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한다’는 강한 소신을 지닌 그가 국민참여재판 과정을 통해 법조인으로서 초심을 찾아가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함과 동시에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특별한 재판을 이끄는 8명의 배심원단은 평범해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청년 창업가 남우·늦깎이 법대생 윤그림(백수장 분)·요양보호사 양춘옥(김미경 분)·무명배우 조진식(윤경호 분)·40대 주부 변상미(서정연 분)·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조한철 분)·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는 무직인 장기백(김홍파 분)·취준생 오수정(조수향 분)까지 평범하면서도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극을 가득 채운다.

배우들의 열연은 ‘배심원들’을 이끌어 가는 힘이다. 특히 문소리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냈다. 재판장 김준겸으로 분한 그는 매력적이고 선 굵은 여성 캐릭터를 완성, 명불허전 존재감을 드러낸다. 목소리 톤, 표정, 분위기까지 무엇 하나 어색함이 없다. 재판장으로서의 무게감과 카리스마, 지적인 매력과 인간적인 면모까지 동시에 발산하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8인의 배심원단 박형식·백수장·김미경·윤경호·서정연·조한철·김홍파·조수향 등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배심원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CGV아트하우스 제공
‘배심원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CGV아트하우스 제공

▼ 반전을 위한 전개 ‘DOWN’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을 모티브로 했지만, 그 재판을 그대로 재현한 영화는 아니다. 실제 사건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 있겠다. 극적 반전을 위한 전개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점도 아쉽다.

◇ 총평

반전을 위한 전개는 아쉽다. 첫 국민참여재판에서 다뤄진 실제 사건이 아니라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홍승완 감독은 50여 건의 유사사건을 조사하고, 판결이 엇갈린 재판의 판결문 540여 건을 참고해 각본을 완성, 영화적 재미와 리얼리티를 높였다. 여기에 생생한 캐릭터를 완성한 배우들이 열연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할리우드 히어로와 맞붙을 반가운 한국 영화의 등장이다. 러닝타임 114분, 오는 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