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안필드의 기적’을 연출하며 바르셀로나를 꺾으면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5년 만에 새로운 나라로 향하게 됐다. /뉴시스·AP
리버풀이 ‘안필드의 기적’을 연출하며 바르셀로나를 꺾으면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5년 만에 새로운 나라로 향하게 됐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축구, 그리고 모든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는 진리가 다시금 증명됐다. 주인공은 리버풀과 바르셀로나다.

한국시각으로 8일 새벽 열린 2018-19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가 다시 맞붙었다. 경기는 리버풀의 홈인 안필드에서 열렸지만, 대부분은 바르셀로나의 결승 진출을 기정사실로 여겼다. 앞선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3대0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바르셀로나는 핵심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2차전 및 결승전을 준비해오고 있었다. 반면, 우승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리버풀은 핵심 공격수들이 부상 등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리버풀은 전반 7분 일찌감치 선제골을 터뜨리며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희망은 후반전 들어 믿기 힘든 기적으로 이어졌다. 후반 9분과 11분 연속골이 터지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왔고, 후반 34분에는 리버풀을 결승으로 이끄는 4번째 골까지 터졌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이렇게 ‘안필드의 기적’이 완성됐다.

이로써 지난 5시즌 동안 늘 스페인 품에 안겨있었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다른 나라로 향하게 됐다. 잉글랜드 아니면 네덜란드가 새로운 주인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산맥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지난 5년간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나눠가져왔다. 레알 마드리드가 2013-14, 2015-16, 2016-17, 2017-18시즌에 우승을 차지했고, 바르셀로나가 2014-15시즌을 책임졌다. 그보다 앞선 2012-14시즌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른바 ‘레바뮌 시대’라는 말이 탄생한 이유다.

이제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팀은 단 3팀이다. 기적을 연출한 리버풀과 4강 2차전을 앞두고 있는 토트넘·아약스다. 만약 리버풀 또는 토트넘이 우승을 차지할 경우 2011-12시즌 이후 첫 잉글랜드 팀의 우승이 된다. 당시엔 첼시가 우승팀이었다.

또한 리버풀은 2004-05시즌 이후 무려 1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것이 된다. 당시에도 리버풀은 결승전에서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출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토트넘의 경우, 결승 진출은 물론 우승의 경험도 없다. 팀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아약스와 네덜란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94-95시즌이 아약스와 네덜란드 팀의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우승에 성공할 경우 24년 만의 영광 재현이 된다.

이제 스페인 팀이 아닌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될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향방은 단 2경기를 통해 가려지게 된다. 또 어떤 명승부와 기적이 연출될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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