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뉴시스·AP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4대3으로 꺾은 뒤 “시끄러운 이웃을 상대로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던가. 2019년, 맨유는 맨시티의 통산 4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6위라는 초라한 위치에서 바라보게 됐다.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퍼거슨의 맨유가 쌓아놓은 아성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맨시티가 결국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2위 리버풀에 승점 1점 앞서 있던 맨시티는 브라이튼을 상대로 4대1 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가히 ‘역대급’이라 불린 치열한 우승경쟁 속에서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저력을 보여준 맨시티다.

이번 우승은 프리미어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맨시티, 그리고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더욱 뜻 깊다.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주요리그 중에서도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10년 전인 2008-09시즌 맨유가 3연패를 완성한 이후로 단 한 번도 특정 구단의 연속 우승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높은 벽을 결국 과르디올라의 맨시티가 깨트렸다.지난 시즌 압도적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 시즌에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2연패에 성공한 세 번째 구단이 됐다.

프리미어리그 연속 우승은 퍼거슨 시절 맨유가 누린 ‘영광의 시절’을 상징한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원년부터 연속 우승으로 위상을 높였다. 이후에도 1차례 2연패와 2차례 3연패에 성공하며 프리미어리그의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맨유가 연속우승에 성공한 시즌은 1992-93~1993-94시즌(2연패), 1995-96~1996-97시즌(2연패). 1998-99~2000-01시즌(3연패), 2006-07~2008-09시즌(3연패) 등이다.

2연패에 성공한 과르디올라와 맨시티의 시선은 자연스레 퍼거슨 시절의 맨유로 향하고 있다. 만약 다음 시즌까지 우승에 성공하며 3연패에 성공할 경우, 퍼거슨 시절의 맨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4연패에 성공할 경우엔 말할 것도 없다. 자신들을 ‘시끄러운 이웃’이라 비하했던 지역 라이벌에게 제대로 된 복수를 해줄 수 있게 된다.

잉글랜드 축구 1부리그 역사 전체를 통틀어 봐도 리그 3연패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맨유가 2차례, 리버풀과 아스널이 각각 1차례 기록한 것이 전부다. 1888년 풋볼리그 출범 이후 130년 가까운 역사 동안 단 3팀만 4차례 성공했다. 그것도 리버풀이 1980년대, 아스널은 1930년대에 3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의 맨시티가 다음 시즌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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