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李씨네
[인터뷰] 마동석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2019. 05. 13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마동석이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마동석이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익숙하지만 새롭고, 비슷한 듯 다르다. 충무로 대표 ‘소배우’(소처럼 일하는 배우) 마동석이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또 액션이다. 하지만 질리지 않는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카리스마와 고난도 액션, 강력한 캐릭터 소화력까지… 마동석의 진화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 장동수(마동석 분)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정태석(김무열 분),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연쇄살인마 K(김성규 분)를 쫓으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마동석이 ‘악인전’에서 조직 보스 장동수로 분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마동석이 ‘악인전’에서 조직 보스 장동수로 분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극중 마동석은 조폭 두목 장동수로 분했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액션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해온 그는 ‘악인전’에서 필모그래피상 가장 강렬하고 센 캐릭터를 소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악인전’은 미국·캐나다·독일·프랑스 등 해외 104개국에 선판매된 데 이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할리우드 리메이크까지 확정되는 등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마동석은 ‘부산행’(2016)에 이어 두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악인전’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공동 프로듀싱까지 맡게 됐고, 해당 작품에서 연쇄살인마의 습격을 받은 조직 보스 역을 다시 맡아 배우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개봉에 앞서 <시사위크>와 만난 마동석은 “‘악인전’은 이원태 감독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며 고개를 숙였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한 그지만, 여전히 겸손함을 잃지 않는 ‘마블리’였다.

-‘악인전’이 마동석표 액션 영화이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시사회 끝나고 다른 톤의 영화라서 좋았다고 많은 분들이 말해줘서 감사했다. 범죄 액션이라는 장르이지만 그 범주 안에서 또 다른 느낌을 준 것 같다. 형사가 연쇄살인범을 잡는 얘기나 형사와 조폭 간의 스토리(의 영화)는 있는데, 갱스터와 형사가 손을 잡고 연쇄살인범을 잡는다는 설정이 다르게 느껴졌다. 그 설정 자체를 할리우드에서도 좋아했던 거다. 그래도 혹시 익숙하지 않을까 걱정은 했지만, (이원태) 감독이 예상치 못했던 디테일을 잘 살렸고, 변주도 좋았던 것 같다.

내가 기획을 했던 액션영화 ‘성난황소’ ‘챔피언’ ‘범죄도시’ 등에 대해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불러주시는데, 너무 과찬이다. ‘악인전’은 이원태 감독님이 기획한 거다. 내가 대표로 이 영화를 만든 것처럼 포장이 되는데, 나는 출연한 것뿐이다.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감독과 상의하면서 프로듀싱 역할을 했기 때문에 공동 제작에 넣어준 거다. 이 영화는 이원태 감독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다.”

마동석이 김무열, 김성규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마동석이 김무열, 김성규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장동수를 연기하는데 주안점을 둔 부분은.
“끝까지 악랄하고 강한 캐릭터가 필요했다. (이원태) 감독이 그런 걸 원했다. (감독이) 마지막 (장동수의) 얼굴이 악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 폭력을 쓰는 나쁜 사람이기 때문에 미화되지 않았으면 했지만 극 흐름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을 추가했다. 자기 세계에 있을 때는 극도의 폭력성을 보이지만, 일반 사회로 나왔을 때는 인간미가 느껴지는 인물로 그리려고 했다.”

-장동수와 정태석, 그리고 K의 앙상블이 중요했다.
“같은 팀일 때 ‘케미’가 좋아야 한다고 하는데 상대편에 있을 때도 ‘케미’가 좋아야 한다. (이원태) 감독이 (각 캐릭터에 대해) 정확하게 디자인한 부분이 있었다. 요구한 것에 맞게 충실하게 했다. 두 동생(김무열·김성규)이 유연하게 잘 하는 친구들이라 서로 살려주고 배려해주면서 찍었다. 폭력이 난무하고 피가 튀지만 컷 하고 나면 화기애애했다. 김성규와는 ‘범죄도시’ 때 호흡을 맞췄고, 김무열은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했는데 너무 좋았다. 김성규는 얼굴이 너무 좋은 것 같다.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되게 좋은 얼굴인 것 같다. 김무열도 거친 역할을 했는데, 액션도 많고 힘들었을 텐데 잘 해줬다. 같이 출연한 배우로서 너무 고맙다.”

-필모그래피상 가장 센 캐릭터였다. 악역에 대한 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됐을 것 같다.
“그런 것도 있다. 사실 내가 찍고 싶은 모든 역할을 마음대로 할 수 없지 않나. 주로 액션 위주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는데, 그 와중에 또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악역에 대한 갈증도 시원하게 물 한 번 마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에는 다른 방법으로 콜라를 한번 마셔보겠다. 하하.”

마동석이 액션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마동석이 액션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색다른 액션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나. 복싱을 선보였는데.
“장동수는 복서 출신처럼 디자인돼있다. 주먹 액션이 내 장기이기 때문에 많이 하게 된다. 아마 영화에서는 처음 보이는 장면인 것 같은데, ‘악인전’에서 장동수의 첫 등장 때 샌드백에 사람이 들어가 있지 않나. 샌드백 치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고 장동수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빨리 이입할 수 있게 인물의 특징이나 성격을 알리기 위한 장치였다.”

-카체이싱 장면도 인상 깊었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우리 무술 팀이 너무 잘했다. 더 벌려 놓을수록 스피드가 떨어지는 게 확실한데 좁혀놓으니까 더 좋더라. 우리나라 실정에 더 맞는 액션신 같고,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 내가 내 입으로 재밌었다고 말하기보다 보는 분들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하하.”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출연에 이어 프로듀싱 역할도 하는 건가.
“(시나리오를) 옮기는 과정에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이나 재밌었던 부분, 혹은 정서적으로 이해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같이 프로듀싱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받았다. 감사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실 리메이크가 결정되고 영화 제작까지 이어지지 못한 작품들이 80%가 넘는다. 오랜 시간과 돈을 버리고 제작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는 같이 투입해서 진행을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다. 시간은 오래 걸릴 거다. 가능하면 색다르게 보여주고 싶은데, 나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

-‘악인전’의 어떤 점 때문에 칸 영화제나 할리우드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기본적인 콘셉트를 좋아한 것 같고, 특이함에 좋아했던 것 같다. 나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창피한 것도 있는데, 내 액션 영화를 보고 호감을 가져주더라. 매번 비슷하게 때리는 것 같지만, 잘 보면 기술들이 있다. 그 기술을 기술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하는 게 있다. 나는 똑같이 때려도 통쾌하게 보여야 하는 캐릭터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런 부분들을 (해외에서) 좋게 봐주더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발전하고 진화하려고 노력한다. 액션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노력은 많이 하고 있다.”

마동석이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마동석이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개봉 전부터 칸 초청도 받고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까지 전해졌다. 기쁜 일이지만, 높아진 기대감으로 인한 부담감은 없나. 
“당연히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그걸 즐겁게 생각하고 해야 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외국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성공한 사례들이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더 좋은 도전을 해보자고 모인 거다.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그런 일을 만들어 보기 위해 소통을 해왔지만, 잘 안됐다. 이렇게 이야기가 정확히 나온 것은 한국 영화의 위상도 어느 정도 있는 거고, 자존심도 지켰다고 생각한다. 기사화되고 알려지게 되면 (할리우드 관계자들도) 보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좋구나, 만들고 싶은 영화들이 더 많겠다’는 생각들이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서 긍정적으로 해야 조금이라도 더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응원을 보내는 팬들도 많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다 은인이다. 그 힘으로 열심히 하는 거다. 일을 하다 보면 좋은 말도 듣고 쓴소리도 듣는다. 좋은 쓴소리도 듣고 좋은 나쁜 말도 듣는다. 의미 없는 나쁜 말도 듣지 않나. 전부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리저리 얘기해봐야 소용없고, 보여드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 열심히 찍어서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거 돌려드리고, 개인적으로는 주위 사람 둘러보고 하면서… 얼마 전 ‘납세자의 날’에 표창을 받았다.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살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진심을 알아주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어차피 배우는 영화로 얘기해야 하는 거니까, 영화를 잘 지키고 (계속) 하려면 개인 생활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