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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또 다시 무너진 리즈의 꿈
2019. 05. 16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리즈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십리그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더비 카운티에 덜미를 잡히며 승격의 꿈을 접게 됐다. /뉴시스·AP
리즈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십리그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더비 카운티에 덜미를 잡히며 승격의 꿈을 접게 됐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리즈 시절’은 언제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리즈 유나이티드의 꿈이 또 다시 무너졌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초기 대표적인 강팀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직전인 1991-92시즌 마지막 1부 리그 우승팀이기도 하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엔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 선수들을 끌어 모아 화려한 스쿼드를 구성한 바 있다.

이제는 온라인은 물론 방송가와 일상에서도 흔히 쓰이는 신조어 ‘리즈 시절’ 속 주인공이 바로 이 시기 리즈 유나이티드다.

처음엔 박지성의 옛 동료이자 미남 축구선수로 유명했던 앨런 스미스의 리즈 유나이티드 시절을 의미하는 말로, 국내 축구 커뮤니티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앨런 스미스는 리즈 유나이티드 시절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 부상과 포지션 변경 등으로 옛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즈 시절’은 그런 앨런 스미스의 전성기 시절을 회상하는 말이었다.

‘리즈 시절’은 더 나아가 리즈 유나이티드의 짧고 굵었던 황금기를 상징하는 말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초반, 화려한 선수단을 자랑하며 UEFA컵 4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무리한 투자의 여파로 곧장 추락했다. 1999-2000시즌엔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불과 4년 뒤인 2003-04시즌엔 19위로 떨어지며 강등됐다. 이후에도 3부리그까지 재차 강등되는 등 리즈 유나이티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점차 ‘전설 속의 팀’이 돼갔다.

그렇게 오랜 세월 과거의 영광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던 리즈 유나이티드에게 올 시즌은 특별했다. 챔피언십리그 선두에 오르는 등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승격에 대한 희망을 키워간 것이다. 새롭게 선임한 세계적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 효과가 바로 빛을 내기 시작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승격이 걸린 챔피언십리그의 경쟁은 프리미어리그 못지않게 치열했다. 특히 리즈 유나이티드는 시즌 막판 자동승격 티켓 경쟁에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최종 리그 순위는 3위였다.

자동승격 티켓을 얻지 못했지만 희망은 남아있었다. 챔피언십리그는 3~6위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마지막 1장의 승격 티켓을 가져간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6위 더비 카운티를 상대했고, 1차전 원정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결승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반대쪽에선 웨스트브롬을 꺾은 아스톤빌라가 마지막 승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2차전의 출발도 좋았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전반 24분 스튜어트 댈러스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더비 카운티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더비 카운티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잭 매리어트가 동점골을 넣더니 후반 시작과 동시에 메이슨 마운트가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후반 13분 해리 윌슨의 페널티킥 추가골까지 터지며 더비 카운티가 1·2차전 합계 스코어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참고로 챔피언십리그 승격 플레이오프는 원정 다득점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7분 스튜어트 댈러스가 재차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하고 말았다. 리즈 유나이티드 수비수 가에타노 베라르디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게 된 것이다. 수적열세에 놓인 리즈 유나티이드는 정규시간을 5분 남겨놓은 시점에 잭 매리어트에게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1·2차전 합계 1승 1패 스코어 3대4, 리즈 유나티드의 패배였다.

오랜 세월 1부리그 승격과 ‘리즈 시절’의 재현을 꿈꿔온 리즈 유나이티드에게 이번 승격 좌절은 너무나도 뼈아픈 일이다. 시즌 도중 선두를 달리기도 했고, 3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결과적으로는 승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물론 성과도 뚜렷한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명장 비엘사 감독을 중심으로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치열한 챔피언십리그에서 언제 또 다시 절호의 승격 기회를 잡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