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을 자랑하던 조상우가 5월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완벽함을 자랑하던 조상우가 5월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4월까지는 완벽했다. 하지만 5월은 다르다. 키움 히어로즈의 ‘특급 마무리’로 부상했던 조상우의 이야기다.

지난 시즌, 다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조상우는 올 시즌 복귀 후 한 맺힌 공을 던지며 무결점의 모습을 보였다. 3월 3경기는 물론 4월 10경기에서도 자책점 ‘제로’를 이어갔고, 1승 12세이브의 완벽한 성적을 남겼다. 그가 마운드에 오른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늘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때까지의 모습은 ‘역대급 마무리’의 등장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조상우는 단순히 결과만이 아니라, 압도적인 구속 및 구위로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끝판왕’ 오승환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5월 들어 조상우는 달라졌다. 5월의 첫 경기에선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1.2이닝 무실점 무피안타 세이브에 성공했으나, 지난 7일 LG 트윈스 전에서는 시즌 첫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당시 키움 히어로즈는 9회초가 시작되기 전까지 10대9로 앞서있었는데, 조상우가 9회초에만 3실점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조상우의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였다.

조상우는 이틀 뒤 LG 트윈스를 상대로 다시 마운드에 올라 무피안타 무실점 세이브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또 다시 무너졌다. 9회말 2사 4대4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9회말은 잘 막아냈으나, 10회말 제라드 호잉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후에도 불안한 모습은 계속됐다. 조상우는 지난 22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1·2루에 등판했다. 김찬형을 공 1개로 플라이 아웃시키며 8회초는 잘 막았다. 그러나 9회초에는 선두타자에게 던진 첫 공부터 안타로 이어지더니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조상우는 희생플라이와 안타를 추가로 허용하며 2실점했고, 승리와 세이브는 지켰으나 찜찜함을 남겼다.

지난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는 조상우를 향한 믿음과 기대를 더욱 무너뜨렸다. 조상우는 이날 3대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었다. 조상우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두 번째 타자에겐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다시 세 번째 타자를 플라이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하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겨둔 채 내야안타와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날렸다. 어느덧 3번째 블론세이브였다.

이처럼 조상우는 5월에 등판한 6경기에서 3세이브와 3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불안한 마무리’로 전락했다. 4월까지 0의 행진을 지켜온 평균자책점은 5월에만 10.29로 치솟았다. 3월과 4월 13경기에서 단 10개의 안타만 허용했는데, 5월 6경기에선 무려 12개의 안타를 내줬다. 단 한개도 허용하지 않았던 홈런 역시 5월에 끝내기로 맞고 말았다.

흔들리는 조상우의 모습은 팀 성적으로도 직결됐다. 조상우가 끝내기 홈런을 맞은 한화 이글스전은 결과적으로 시즌 첫 스윕패로 이어졌다. 또한 조상우가 끊어주지 못한 탓에 시즌 첫 4연패로 이어지기도 했다. 끝내기 안타를 내준 지난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역시 루징시리즈와 2연패라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자신이 무너지면 곧 경기를 내주게 되는 마무리의 숙명과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무리의 중요성,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차지하는 조상우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그만큼 조상우가 5월 이전의 위용을 되찾는 것은 본인 뿐 아니라, 팀의 숙제이기도 하다. 특히 1994년생으로 아직 나이가 어린 조상우에게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더 뛰어난 선수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조상우가 남은 5월, 그리고 다가오는 6월 또 다른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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